[조이人]① '용감한시민' 액션까지 잘하는 신혜선 "이준영 열정, 어떻게 이기죠?"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신혜선이 이번엔 용감하고 멋진 히어로로 돌아왔다. 강력한 하이킥을 날리며 악에 맞서는 신혜선을 통해 통쾌함과 대리 만족을 느끼게 된다. 불의에 순응하지 않는 용기, 약자를 위해 손을 내밀어줄 줄 아는 따뜻한 인간미, 여기에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장착한 신혜선의 '용감한 시민'이 있어 다시 한번 위로와 희망을 얻게 된다.

지난 25일 개봉된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은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 분)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이준영 분)의 악행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신혜선과 이준영, 박정우, 박혁권, 차청화 등이 출연했다.

신혜선은 정교사를 목표로 성질을 죽이고 살아가려 애쓰는 기간제 교사 소시민 역을 맡아 코믹과 감정 열연뿐만 아니라 강도 높은 액션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선 넘은 최강 빌런 한수강 역 이준영과 타격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완성하며 관객들에게 속이 뻥 뚫리는 쾌감을 안긴다. 고구마 같이 답답한 현실에 강력한 하이킥을 날리는 신혜선의 눈부신 활약이 있어 '용감한 시민' 역시 지금 현재 꼭 봐야 할 유쾌 통쾌한 영화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다음은 신혜선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타겟'에 이어 '용감한 시민'으로 관객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텀이 짧아서 지겨우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일하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올해를 보내며 작품들을 보며 오답 노트처럼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제가 하고 싶은 걸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장르나 캐릭터 모두 다양한 것을 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 액션을 하고 싶었다고 했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됐다.

"기회가 된다면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단순히 액션이 너무 하고 싶다는 아니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그중 하나가 액션이다. 제 로망 중 하나였던지라 재미있게 했다. 큰 옷을 입고 남자처럼 보일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준영이가 호리호리한 편이고 제가 키가 크니까 그나마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는 않더라."

- 다리를 180도로 찢어서 내려찍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드라마에서 발레리나 역할을 했는데 다리를 찢어놨었다. 아까우니까 그걸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작품 첫 미팅 때 레퍼런스로 여자분이 킥하는 걸 보여주셨다. 이걸 직접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부담감을 가졌는데, 다리 스트레칭은 되니까 킥 훈련을 해서 제일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들었다."

- 이준영 배우가 인터뷰에서 "세게 때리라고 허세를 부렸다가 진짜 맞고 후회했다"라고 했다.

"제가 때리면 준영이가 맞는 역할이다. 맞는 연기가 더 어려운데 준영이가 연기를 참 잘해줬다. 실 터치가 되지 않게 하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그런지 계산이 안 될 때가 있다. 제가 또 초보다 보니 진짜 때리게 되더라. 촬영 땐 멈출 수가 없어서 컷 한 후 '몇 대 때렸지?'라고 묻기도 했다.(웃음) 처음엔 제가 때릴까 봐 겁을 내니 준영이가 '누나 괜찮아, 부담 없이 때려'라고 했었는데 맞고는 많이 아파했다. 미안했다. 그런데 메이킹 영상을 보니 염치없게도 '내가 때린다고 기절 안 해' 이런 말도 했더라. 너무 미안하더라."

- 주먹이 날아올 때 눈을 깜빡이지 않는 장면도 있었는데 어렵진 않았나?

"그건 어렵지 않았다. 눈앞까지 주먹이 날아오지만 때리지 않을 걸 알고 있어서 눈에 힘을 빡 주고 크게 뜨고 있었다."

- 복싱이 베이스지만 킥, 레슬링 기술까지 액션이 다양했다.

"알고 보니 시민은 무술 머신이더라. 액션이 너무 하고 싶었고 중간중간 고양이 가면을 쓰고 해서 부담감은 없지 않을까 했는데 오산이었다. 훈련하러 갔더니 가면을 쓰든 안 쓰든 훈련 양은 똑같았다.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고 기본기를 단련하기 위해선 엄청난 훈련이 필요했다. 시민이는 여자다 보니 운동을 한 남자를 이기려면 힘을 쓰는 원리를 아는 친구일 거라고 염두에 뒀다. 시나리오 설정상 시민이는 복싱 유망주라 손만 연습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무기는 발차기였다. 상체 연습만 하다가 어느 순간 발차기를 한다고 하더라. 절망감이 들었다.(웃음)"

- 이준영 배우는 처음으로 상대 배우에게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준영이가 이겼다. 준영이 눈에서 엄청난 열정이 보이지 않나. 제가 그 눈을 어떻게 이기겠나.(웃음)"

- 시민의 많이 맞아서 부은 눈과 일그러진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더라. 어떻게 봤는지도 궁금하다.

"시사 때 이동을 한다고 그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안 그래도 '망가지는 것 괜찮냐'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었다. 얼마나 그랬으면 물어보시나 싶기도 했지만(웃음) 시민이가 예뻐 보여야 하는 장면이 아닐뿐더러 망가진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처가 나고 일그러질 수 있는 장면이라 저는 괜찮았다. 연기하는 배우라면 당연히 다 그렇게 생각할 거다."

- 액션 외 작품을 선택하게 만든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인가.

"구조가 단순명료하고 일차원적이다.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복잡하지 않고 머리 아프지도 않다. 오락 영화로서의 구조가 잘 짜여 있다고 생각했다. 액션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통쾌한 느낌이 있었고, 재미있어서 해보고 싶었다. '서사 없는 악역, 그런 악역을 처단하는 나'가 좋았다."

- 이준영 배우가 '잘생긴 쓰레기' 역할을 잘 해냈는데, 충격적이었다 하는 장면이 있나?

"이전 작품도 봤는데 '용감한 시민' 수강이가 가장 쓰레기 같은 느낌이 든다.(웃음) 충격적이었던 건 김밥에 담배를 지지는 장면이다. 제가 촬영 때 없었다. 그 김밥이 진짜 맛있다. 정성스럽게 싼 김밥에 그렇게 하는 걸 보는데 충격으로 다가오더라. 담배를 지진다는 것이 여리고 정성스러운 마음을 짓이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 '진짜 나쁘구나'라고 생각했다."

- 극 초반 소시민의 코믹한 면모가 돋보였다. 어찌 보면 가증스럽기도 한데 예쁜 원피스를 입고 코믹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 소화했다.

"저는 오글거리고 민망해서 못 보겠더라. 처음 등장할 때 의상, 분장팀이 저를 가장 가증스럽게 만들려 노력했다. 섀도우로 분홍분홍하게 만들고, 원피스도 여러 개 다 입어본 후 가장 가증스러운 것을 투표해서 뽑았다. 머리도 길게 하고, 촬영할 때 조명, 바람도 계속 해주셨다. 촬영 중 가장 공들여서 많은 컷을 찍었던 장면이다. 제가 알기로 제일 많은 테이크를 갔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공들여 찍었는데 차마 눈을 뜨고 보진 못했다. 다리 떨고 있던 화장실 장면에선 심지어 춤까지 췄는데 다행히 잘라주셨다. 안 그랬으면 항마력 딸릴 뻔 했다.(웃음)"

-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지점도 있었나?

"저는 연기할 때는 몰입했다가 끝나면 바로 분리해서 빠져나오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크게 힘든 건 없었는데 할머니의 김밥에 꽂히긴 했다. 할머니가 진형이 잘 부탁한다고 하면서 김밥을 주신다. 그게 너무 울컥하더라. 그때 '잘 먹을게요'라고 한다. 저는 그 대사가 너무 좋더라. '잘해볼게요, 의지하세요'라는 든든한 느낌이 들고 배려하는 것도 있고 해서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