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잘생긴 건 기본이고, 넘치는 위트와 상대를 향한 배려까지 인성도 훌륭하다. 말 한마디를 해도 '사랑'이 넘치고, 그가 있는 현장엔 웃음꽃이 피어난다. "조인성과 일을 같이 하고 나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는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짧은 시간의 인터뷰에서도 왜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단번에 알 수가 있다. 이것이 그가 별다른 구설수 하나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스타'로 빛날 수 있었던 비결이고, 더 멋있어질 조인성의 배우 인생을 응원하고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 26일 개봉된 '밀수'(감독 류승완)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베테랑'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조인성은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아 '멋짐'과 '섹시'를 담당한다. 분량은 김혜수, 염정아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등장할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역시 조인성!'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특히 후반 강렬한 액션 시퀀스는 조인성의 섹시미를 확인하게 되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에 조인성은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김혜수, 염정아, 박정민 등과의 연기 호흡, 친한 동생 도경수에 대한 애정, 차태현과 함께 하고 있는 tvN 예능 '어쩌다 사장' 시리즈를 통해 배운 점 등을 솔직하게 전했다.
- 김혜수 배우에게 예쁨을 많이 받는데, 함께 한 소감은 어떤가.
"김혜수 선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밀수'를 안 했다면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은 못 뵀을 거다. 그건 섬찟한 일이다. 남들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
- 김혜수 배우는 칭찬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데 어떤 칭찬을 들었나.
"늘 끊임없이 응원을 해주신다. 그래서 후배들은 그 사랑으로 꽃이 피었다. 꽃이 피려면 좋은 땅, 볕, 비 여러 가지가 있어야 한다. 염정아 선배님이 좋은 땅이었고, 김혜수 선배님은 태양이었으면 감독님은 비를 내려주셨다. 그래서 우리 캐릭터가 나왔고 꽃이 핀 거다."
- 장도리(박정민 분) 무리가 워낙 캐릭터가 강해서 촬영할 때 웃음 참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애들이 다 캐릭터가 있는데, 뭘 할 때마다 4대 1, 혹은 5대 1로 싸우는 것 같더라. 연기로 '어떻게 이기지?'라고 생각했다. 정말 웃음 참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 박정민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더 킹' 때도 잠깐 같이 했었는데, 정민이의 풍성한 연기 덕분에 권 상사가 보인다. 허세를 떨고 있던 장도리지만 권 상사를 무서워한다. 그래서 권 상사의 권위가 만들어졌다. 장도리도 무리의 우두머리지만 권 상사가 있어서 그 캐릭터가 완성된다. 상호 보완 관계였고, 그래서 케미가 나오는 것 같다."
- 이런 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혹시 질투를 느끼거나 자극을 받는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었나.
"내 코가 석 자라서 배우들에게 질투할 겨를이 없었다. 저는 '밀수' 촬영과 '모가디슈' 홍보를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보니 촬영을 늦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은 진행 상태라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 제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민폐가 된다고 생각했고, 내가 먼저 살아야 했다. 선배가 되어서 후배보다 못하면 얼마나 민폐겠나. 그래서 더 많이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
- 디즈니+ 시리즈 '무빙'까지 공개 시기가 겹쳤다.
"요즘 내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이건 옳지 않다.(웃음) 8월에 '어쩌다 사장' 시즌3 촬영까지 하는데 올해 공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연말까지는 제 얼굴이 나온다는 건데 너무 많이 나온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많이 나오면 좋다고 하기도 하는데 저는 부담이 된다. 한꺼번에 나올 때 더 행실을 조심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예능 출연도 계속 하고 있는데 예능 부담감은 없나.
"류호진 PD님을 만나서 그런 불안함은 사라졌다. 3년 넘게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갑작스럽게 변화된 것이 많았다. 그 속에서 영화계가 직격탄을 맞았고 격리를 하면서 OTT가 발전했다. 그렇게 세상이 변했다. 저도 스타라 불리는 사람이다 보니 변화된 세상 속에서 스타라 불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중과 호흡을 할 것인지 개념 자체를 새로 세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통하기 위해 안방으로 찾아가야 하는데 직접 초인종을 누르고 만나러 갈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면 드라마를 해야 하는데 찍는데 1년, 공개되려면 1년 반이 넘게 걸린다. 그러다 보니 예능이라는 생각을 했고, 어떤 걸 할지 여러 콘셉트 중에서 가장 나다운 것,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선택했던 거다."
- '어쩌다 사장'을 시즌3까지 하게 됐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의미일 텐데, 조인성이라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
"'어쩌다 사장'을 통해서 제가 많이 배운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고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치유를 받는다. 할머니가 이광수의 손을 잡더니 '요즘 친구들은 많이 힘든가 봐'라며 응원을 해주신다. 거기서 눈물이 난다. 그분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다들 어렵게 현재를 살고 계시는구나',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구나', '내가 특별한 것이 아니구나'를 배운다."
- 어쩌다 보니 친한 동생인 도경수 배우와 동시기 개봉을 앞두게 됐다.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나.
"경수가 '형 영화는 어떨 것 같아요?'라고 묻길래 '나도 요즘은 흐름을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는 했다. '밀수'도 '더 문'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다. 경수 영화도 잘 돼야 하다 보니 '파이팅 해보자'라는 얘기를 했다. 제가 경수를 사랑한다. 그래서 그 친구가 잘 됐으면 좋겠다."
- 극장 상황이 많이 안 좋고, 한국 영화가 위기라는 말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또 평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편인가.
"전 극장에 자주 간다. 제가 가는 극장은 사람이 너무 없어서 없어질까 봐 걱정된다. 하지만 알리고 싶지는 않다. 사람이 많아지면 제가 못 가니까 싫다. 극장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내는 돈에 상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을 준비해서 그 돈을 낼 때 만족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살아온 날들을 돌아봤을 때 '잘 살았다'라는 생각이 드는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60, 70대가 되어야 '이렇다' 말할 수 있는데 이제 40대에 얘기하기 섣부른 것 같다. 내가 원치 않아도 늙어가는 것이라 '잘'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나이가 들어서 좋은 건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화가 잘 안 난다. 그건 경험을 해봤다는 것이다. 인생의 사소한 경험이 나를 완성한다. 잘 살았다고 뽐내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가 저에게 잘하고 있다고 해주면 기분은 좋다. 모르는 것 있으면 질문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그래서 이후에는 아프지 않게 하면서 하루하루 배워간다."
- 아직도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면 긴장을 많이 하나.
"당연하다. 작품마다 제로에서 시작이 된다. 이거 끝나면 또 제로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이거구나 생각한다. 새 작품에 들어가면 또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매니저가 계약을 했다고 하면 '왜 이렇게 빨리 했냐'고 한다. 매번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 생각하면서 새로워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 즉 욕심인 것 같다. 창피해지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활동했으면 남들에게 구경거리가 되면 안 되지 않나."
- 10년 후 조인성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
"꿈을 꾸기는 하지만, 꿈은 깨라고 있는 것이기도 해서 10년 후는 생각 안 했다. 문제없이 살았으면 하는 건 당연하다. 별다른 건 없다. 그것까지 생각하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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