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교복이 참 잘 어울리는 청량함도, 진중함이 느껴지는 직장인도 찰떡같이 소화한다. 다양한 얼굴을 담아내며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 김다미다. 이제는 '청춘'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김다미인지라 '소울메이트'가 더욱 반갑고 애틋하고 찡하다.
오는 15일 개봉되는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다.
김다미는 자유로운 영혼 미소 역을 맡아 생동감 넘치는 10대부터 불안한 20대, 단단하게 성장한 30대까지, 세월의 흐름 속 다변하는 감정의 폭을 섬세하게 연기해냈다. 특히 하은 역 전소니와는 사랑 보다 깊은 우정을 완성하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서사를 그려냈다. 이토록 아련하고 애틋한 우정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그래서 더욱 감탄하게 되는 김다미다.
이에 김다미는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소울메이트' 비하인드와 함께 '마녀' 이후 배우로서 성장한 지점, 배우로서의 목표 등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미소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되는 것 같은데, 김다미 배우에게 터닝포인트는 어떤 작품이었나.
"저의 터닝포인트는 '마녀'였던 것 같다. 제가 느꼈을 때 가장 많은 것이 변한 순간이고, 그 때가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감정이 왔고 많은 일들을 느꼈다."
- "누굴 좋아하면 용기를 내야 된대"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낸 순간은 언제인가?
"'마녀' 오디션을 보러 간 순간이다. 대학교 때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고 미뤄왔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오디션을 보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시절이었다. 그런데 준비가 안 됐더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용기를 많이 냈다."
- '마녀'를 시작으로 이제는 어엿한 주연 배우로 성장을 했는데, 지금 돌이켜 봤을 때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확실히 제가 좋아하는 일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변했다고 생각하는데 '마녀'를 할 당시에는 너무 연기를 잘하고 싶어서 저 밖에 못 봤다. 지금은 더 넓게 보려고 하는 점에서 성장을 했다고 느낀다. 영화는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고,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예전엔 연기만 잘하려 했다면, 이번 '소울메이트' 땐 스태프들과 소통을 진짜 많이 했다. 미술이나 이 소품이 왜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다 보니 많은 것을 배우고 얻게 되는 것 같다."
- '마녀'가 터닝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애정이 큰 것 같은데 '마녀'를 함께 한 배우들 모두가 좋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 애틋할 것 같다. 오디션 후 캐스팅 연락을 받았을 때 의외로 담담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원래 성격이 그런 편인가.
"최우식 오빠를 비롯해 고민시, 정다은 등 함께 한 배우들이 각자의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고 신기하기도 하다. 그 당시 박훈정 감독님께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는 말만 들었지 자윤이가 됐다는 것은 전해 듣지 못했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때다 보니 다시 전화를 드려야 하나 했다. 담담했다기 보다는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건 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 역할의 분위기상 자연스럽게 '그 해 우리는'의 연수를 떠올리게 되는 지점이 있다. 교복을 입고 성인이 되면서 성장통을 겪는다는 점에서 연수와 미소가 비슷한 지점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 인물은 참 많이 다르다. 촬영 순서는 '소울메이트'가 먼저고 이후에 '그 해 우리는' 촬영을 했는데, 어떤 지점에서 차별화를 두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둘 다 따뜻함이 있는 인물이지만, 미소가 연수보다는 더 드러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연수는 꽁꽁 숨어져 있고, 미소는 따뜻함이 더 보였으면 했다. 그래서 연수를 연기할 때는 감추고, 미소는 드러내려고 했던 것이 달랐다."
- 미소와 하은이 결국 눈물을 터트리며 서로에게 속내를 토해내는 장면에서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 장면을 하루 종일 찍었다. 그래서 감정을 길게 유지해야 했다. 그 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언니와 함께 촬영 직전까지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일단 믿고 해보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감정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이 정도의 표현이 맞을지 아니면 다른 방식이 있을지 고민을 했던 장면이다."
- 서울로 간 미소는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한다. 고단한 청춘의 얼굴을 담아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때 장면들이 짧았지만, 임팩트를 주는 것이 필요했다. 저희끼리 분장을 통해 아파보이게 했던 부분도 있었고, 점점 지쳐가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초반에는 힘이 있었다면, 나중엔 움직이는 힘조차 없었으면 했다."
- 실제로도 미소처럼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나? 만약 그렇다면 공감되는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옷가게나 카페 알바 등 다양한 알바를 한 경험이 있다. 미소가 하은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혼자 참는다. 누구나 말하지 않고 혼자 가지고 있는 것, 그런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자신이 가진 아픔을 누군가에게 얘기하지 않는 미소의 감정에 공감이 됐다."
- 오랜만에 만나는 감성 무비인데 추천하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모든 분들이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감정의 일치가 되고 이입이 되면 같이 갈 수 있는 영화이기에 그런 분들이 많이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 저는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주나.
"친구들은 제 영화를 못 본다. 어렸을 때부터 봐온 친구들이라 작품 속 제 모습을 보면 이질감, 어색함이 있다고 하더라."
-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잠도 많고 공부는 적정선만 했다. 그야말로 적당하고 평범한 학생이었다. 항상 연기를 배우러 가야하다 보니 친구들이 학교에 있는 것이 부럽고 좋더라. 가끔 친구들과 학원 가기 전에 밥 먹는 것이 저의 낙이었다. 그래서 전 반대로 야간자율학습(야자)을 하고 싶어했다. 또 학교 다닐 때 점심시간에 발야구를 하고, 저는 항상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밥을 먹고 와서도 다음 쉬는 시간에 햄버거를 사먹기도 하고.(웃음)"
- 지금까지 쭉 교복을 입는 역할을 연기해왔고, 성장통을 겪으며 변화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전하며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이 때문에 '청춘의 대명사'라는 평이 나오기도 하는데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웃음) 물론 그렇게 불러주신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교복은 입을 때마다 새롭고 좋다.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을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 교복은 또 입고 싶다."
- 20대를 차곡차곡 잘 밟아왔는데, 30대 그리고 40대의 배우 김다미는 어떤 모습일까. 또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저는 미래에 대한 생각보다는 현실에 많이 있는 편인데, 그 때가 되어도 연기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저이면 좋겠고, 지금의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 작품을 많이 한 것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 장르적으로도 그렇고 아직 도전하지 못한 캐릭터가 많아서 어느 정도 해본 뒤에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제가 되고 싶다. '대홍수' 촬영이 끝난 지 두 달 정도 됐다. 엄청 큰 재난물을 하다 보니 따뜻한 작품, 가족 이야기 같은 소소한 것을 해보고 싶다. 잔잔하게 웃긴 코미디도 좋고, 스릴러 장르도 해보고 싶다."
- 김다미 배우에게 도전의 의미는 무엇인가.
"매번 고민이 된다. 저는 저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나도 이런 것이 있구나' 깨닫는다. 캐릭터를 통해 이런 점을 꺼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다른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밝은 역할을 하다 보면 슬픈 역할을 해보고 싶어지곤 하는데, 캐릭터도 운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팬들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저희 팬들은 조용히 응원해주는 편인데, 든든하다. 좋은 얘기를 항상 해주신다. 그 중에서도 아프지 말고 건강한 것이 최우선이라며, 제 건강을 많이 챙겨준다."
- 인생 영화를 꼽아준다면?
"나이대 별로 꽂히는 장르가 있다. 20대 초반엔 잔잔한 이야기, 풍경이 예쁜 작품이 좋았는데 어떤 순간엔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의 작품이 좋기도 하다. 취향이 없는 편인 것 같다. 최근 취향은 '모아나', '소울' 같은 애니메이션이다. 일을 하다 보니까 순수한 감정의 영화들이 보고 싶어지더라. 원래도 좋아해서 자주 찾아보는데, 보고 있으면 단순한 감정으로 쉽게 풀어준다. 그래서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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