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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대행사' 이보영 "고아인 공감無, 자식버린 母 용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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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역시 이보영이다. '대행사'로 또 한번 자신의 저력을 과시하며 대체불가 배우임을 입증해냈다.

지난 26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극본 송수한, 연출 이창민)는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보영 분)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대행사 오피스 드라마다.

배우 이보영이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이보영은 고아인 역을 맡아 조성하, 손나은, 한준우, 장현성, 전혜진, 이창훈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고아인은 도박꾼이자 술꾼인 아빠와 가출한 엄마 덕분에 7살 때부터 고모가 주는 눈칫밥을 먹으면서 자랐다. 이에 '나는 절대 도망치지 않는다. 반드시 싸워서 이기는 사람이 될 거다'라고 결심하고 성공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이 때문에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술과 약에 의존해 고립된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상무가 된 후 팀원들과 조금씩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벽을 허물기 시작했고, 뒤늦게 만난 엄마와도 화해를 하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스스로 성장을 이뤄낸 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빌런들과 맞서면서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대표로 새 출발을 하는 결말 역시 고아인다웠다.

이보영의 선택은 이번에도 통했다. 이미 다양한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임을 입증해왔던 이보영은 '대행사' 흥행은 물론이고 연기력에서도 극찬을 이끌어내며 이보영 아닌 고아인은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보영이기에 가능했던 '대행사' 고아인이었다. 이에 '대행사'는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보영은 종영에 앞서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즐거웠던 '대행사' 촬영 비하인드와 촬영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지난해 6월에 촬영을 시작해서 12월 31일에 촬영이 끝났다. 되게 재미있게 찍었고 즐거웠다.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 시청률로 잘 나왔고, 시청자들 반응 역시 뜨거웠다. 이렇게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대본 9부까지 보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대본을 재미있게 봤다. 하나씩 게임하듯이 왕을 향해서 다음 단계로 나가는 느낌이었다. 게임을 부수는 캐릭터가 재미있었다. 제가 조직 생활을 안 해 봤지만 고아인처럼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공감 1도 안 됐다. 하지만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면서 찍었다. 내가 속으로 생각하는 말들을 대신 내뱉어주는 것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큰 것 같다."

- 캐릭터에 공감이 1도 되지 않았다면, 연기할 때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나.

"공감이 안 되는 것이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아인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찍은 건 아니다. 공감을 하는 건 다른 문제다. 치유가 되어 성장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찍었다."

'대행사' 이보영이 고아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 고아인의 말투가 어떻게 보면 무례하기도 하다. 톤 조절은 어떻게 했나.

"아예 못되어 보이게 하려고 했다. 그래야 뒤로 가서 나아지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님과는 '아인이가 이겨서 다 해먹어라'라고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로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

- 재미있게 찍었다고는 하지만, 고아인의 감정선이 왔다갔다 하는 지점이 있다 보니 힘들었을 것 같다.

"감정 연기가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싫었던 것은 있었다. 아인이가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찍는 것이 싫었다. 불꺼진 집에 들어가는 적막함은 찍을 때마다 아프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인이처럼 절대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인이가 가진 고독, 고립되어 있는 외로움을 싫어했다."

- 광고 대행사 카피라이터 역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카피라이터를 참고한 것은 없다. 아인이는 드라마틱하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아인이 같은 사람을 본 적 있나? 나는 없다. 그래서 참고를 한 것은 없다."

-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데뷔한 지 20년이 되면 주변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웃음) 물어보면 재미있다, 잘 봤다고는 한다. 먼저 반응을 해주지는 않는데, 이제 서운함도 없다. 엄마는 재미가 없으면 제 드라마도 안 본다. 하지만 이번 '대행사'는 8회 끝나고 나서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셔서 재미있나 보다 했다."

- 완성본을 봤을 때 만족도는?

"저는 제 작품을 객관적으로 못 본다. 내용을 알고 보니까 재미있는지 모르겠더라. 직업병인지 끝나고 나서 '재미있었어?'라고 물어본다."

- 이보영 드라마라고 하면 믿고 보게 되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제가 재미있는 것을 한다. '대행사' 대사 중에 공감하는 것이 '갈수록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유행을 한다'다. 유행어 하나도 저는 안 웃길 때가 많다. 옛날에는 재미있는 것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을 먼저 본다."

배우 이보영이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 '대행사'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지점이 있었나.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는 조직 생활을 안 했으니 승진을 하는데 정치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본을 보고 알았다. '진짜 이래?'라면서 물어봤다. 줄을 잘 서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이해가 안 되더라. 배우면서 찍었다. 아인이는 부모도, 돌아갈 곳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악에 받쳐서 돌진한다. 잃을 게 없으니까. 사회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든 일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공감을 했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남았구나.' 아인이가 잘 버티고 있고, 이 아이의 상처가 치유되고 좋은 사람들을 통해 변하고 그러면서 결국엔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가는 걸 보며 '저도 하루하루 잘 버티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 팀원들과의 케미도 좋았다.

"정말 이상적인 팀원들이다. 저는 오피스 드라마가 처음이다. 이렇게 단체로 많이 찍은 것도 처음이다. 대사가 없어도 뒤에 걸려야 하기 때문에 다같이 출근해서 찍는다. 이번에 운이 좋게도 정말 다 연기 계산을 다르게 하는 친구들이었다. '이렇게 하겠지' 생각하고 들어가면 다 다르게 연기를 해줘서 제가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받았다. 그래서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다. 연기를 계산대로 안 한다. 그게 신선하고 재미있었고, 팀워크도 좋았다. 끝나면 치킨 먹고 맥주 마시곤 했다."

- 아인이와 엄마의 서사도 있었다. 실제 엄마의 입장에서 자식을 버린 엄마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찍으면서 힘들었던 부분이다. 아이가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죽을까봐 무서워서 도망을 갔다고 하는 것이 용서가 안 됐고, 이해도 안 됐다. 감독님께 어필을 하기도 했다. 연기를 하는데 이해는 안 되는데 눈물은 나고, 아인이는 아픔을 풀고 저는 용서를 못하고 괴리감의 차이가 있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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