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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더 글로리' 송혜교의 처절한 복수, 함께 칼춤 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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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역시는 역시다. 김은숙 작가는 로코가 아닌 복수극에서도 자신의 필력을 제대로 드러냈고, 송혜교는 그 자체로 존재감이 폭발한다. 복수를 위해 독기를 품었지만 그 내면에 꾹 눌러 담은 처절함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더 글로리'다.

30일 공개되는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 문동은(송혜교 분/아역 정지소 분)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문동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시크릿 가든',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수많은 히트작을 양산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김은숙 작가와 '비밀의 숲', 'WATCHER(왓쳐)', '해피니스' 등으로 예리한 연출을 보여온 장르물의 대가 안길호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더 글로리'는 기존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던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랑말랑, 혹은 오글거리는 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망가진 삶, 그리고 인생을 걸고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문동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니 극은 시종일관 무겁고 아프고 처연하다.

세상 모든 문동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집필을 했다는 김은숙 작가는 "학폭 미화는 절대 없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더 글로리'의 가해자들은 아무 이유 없이 약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웃고 조롱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악행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다. 어떻게 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슈퍼 울트라 갑'으로 살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 그렇기에 문동은이 조력자 주여정(이도현 분), 강현남(염혜란 분)과 그려낼 망나니 칼춤을 기대하고 응원하게 된다.

'더 글로리' 이도현, 송혜교가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송혜교가 '더 글로리'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사진=넷플릭스]

물론 복수가 초반부터 시원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자신의 전부를 걸고 복수를 설계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동은의 발걸음을 우직하게 따라가야 하다 보니 전개가 느리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이는 동은의 감정선은 어느 순간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함께 동행하게 만든다. 그만큼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가 완성한 문동은이라는 인물의 깊이감이 엄청나다는 의미다.

송혜교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고 독기를 가득 품었다. 처절하게 짓밟힌 과거의 상처로 인해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인 만큼, 복수를 행할 때 짓는 미소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복수만을 위해 내달리는 송혜교는 그 자체로 처연하고 가슴 아프다. 로코, 멜로 장르가 아닌 복수극에서도 빛나는 송혜교를 확인할 수 있는 '더 글로리'다.

여기에 문동은을 위해 기꺼이 망나니가 되어 칼춤을 추겠다고 하는 주여정, 서로 각기 다른 목적을 위해 거래를 하지만 어느 새 언니 혹은 엄마처럼 동은을 품어주는 강현남은 '더 글로리'의 숨구멍 역할을 한다. 김은숙 작가의 로코 본능이 발동될 뻔 했다는 연하남 이도현과 등장할 때마다 따뜻한 매력을 전하는 '신스틸러' 염혜란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더 글로리' 임지연을 비롯해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임지연은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뽐낸다. 임지연이 연기한 박연진은 동은에게 악몽보다 더한 고통을 선물한 인물. 죄의식 하나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박연진을 물 만난 듯 소화해 앞으로 파트2에서 본격적으로 그려질 진짜 복수의 결말을 기대케 한다. 임지연과 함께 빌런즈를 형성한 전재준 역의 박성훈, 이사라 역 김히어라, 최혜정 역 차주영, 손명오 역 김건우도 폭발적인 연기 내공을 전하며 '분노 유발자'로 활약한다.

파트1(1회~8회) 12월 30일 오후 5시, 파트2(9회~16회) 2023년 3월 공개. 청소년 관람불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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