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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윤제균 감독 "김고은이라 가능했다…'해내야 한다'는 사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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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영웅'은 한국 뮤지컬 영화의 새 역사를 쓰는 동시에 배우들의 놀라운 재능을 재확인하게 하는 영화다. 특히 김고은이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배우였나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김고은의 역량을 제대로 알아본 윤제균 감독의 선구안이 있었고, 이런 윤제균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김고은의 엄청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윤제균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영웅' 인터뷰에서 "원작이 있지만, 시나리오 수정만 6개월이 걸렸다"라며 "공연을 보셨던 관객 입장에서 부족하거나 영화로 옮겼을 때 문제가 있는 부분을 다 고쳤다"라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이 영화 '영웅'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CJ ENM]

그 중 가장 크게 수정된 부분이 김고은이 연기한 설희의 서사다. 윤제균 감독은 "공연에서는 안중근 의사 중심으로 전개가 되다 보니 설희에게 미션이 없는 것이 아쉽더라.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제일 쉬운 위치인데 왜 처단하지 못했나 의문이 들어서 시나리오 수정을 했다"라고 전했다.

극 중 설희는 러시아 재무장관과 이토 히로부미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에 대해 알아내야 한다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설희는 이를 알아내기 전까지 이토 히로부미를 절대 죽여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개연성이 생겼다.

두 번째는 뮤지컬에서는 언급만 되었던 안중근 의사의 회령 전투다. 그는 "풀어준 일본군 포로가 밀고를 해서 일본군이 처들어오는데, 그 때 수 백명의 전우들이 전멸을 했다. 그것에 대한 자책감과 죄의식이 안중근 의사의 인생 후반부를 결정짓는 터닝 포인트다"라며 "그렇게 단지 동맹을 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할 각오를 하고 러시아로 숨어든다. 이것이 공연에서는 잘 표현이 안 되었는데 영화에선 명확하게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고은은 인터뷰를 통해 "첫 촬영 당시 연습 삼아 뒷 부분까지 불렀다가 음이탈이 말도 안 되게 많이 나서 감독님과 박장대소를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처음엔 큰일났다 싶었지만 무조건 연습을 해오겠다며 결의를 다졌다는 김고은이다. 그리고 김고은은 엄청난 노력 끝에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의 가창력을 뽐내며 극찬을 얻고 있다.

윤제균 감독은 그 당시를 떠올리며 "'큰일났다' 싶긴 했다.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사명감을 나도 알고 김고은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김고은에게 미안한 게 있다. 촬영 스케줄상 김고은이 맨 처음 찍었다. 정성화는 그 다음에 촬영을 했다"라며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인이어를 끼고 노래를 해야 하다 보니 제일 작은 초소형 인이어를 사용했다. 반주 소리가 너무 작아서 제대로 안 들렸더라. 그런 상황에서 김고은이 시험적으로 해본 거다. 우리도 몰랐고, 김고은도 '다 이렇게 하나보다' 했다"라고 고백했다.

'영웅' 김고은이 설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CJ ENM]

또 윤제균 감독은 "그런데 나중에 정성화가 와서 똑같이 그 인이어를 끼고 촬영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안 된다고 하더라. 반주가 들려야 노래가 제대로 나오는데, 이렇게는 목소리가 안 나온다는 거다"라며 "그래서 정성화는 공연할 때 쓰는 제대로 된 인이어를 끼고 촬영을 했고, 나중에 CG로 그걸 지웠다. 김고은은 촬영 끝날 때쯤 그 사실을 알았다"라고 김고은에게 미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윤제균 감독은 김고은의 사전 녹음분을 직접 들려주며 "사전 녹음, 현장 녹음, 후기 녹음을 다했는데, 사전 녹음이 더 잘했다. 갈라지는 소리도 없다. 고음까지 다 잘했다 보니 모두가 아까워 했다. 하지만 라이브를 메인으로 사용했고 감정이 더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연기도 정말 잘했다. 김고은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거듭 김고은을 칭찬했다.

지난 21일 개봉된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정성화 분)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며, 국내 최초 '쌍천만'을 이룬 윤제균 감독의 8년 만 신작이다.

뮤지컬에서 14년째 안중근을 연기한 정성화가 안중근을 연기해 진정성 넘치는 열연을 펼쳤다. 또 김고은은 조선의 마지막 궁녀이자 독립군의 정보원인 설희 역을 맡아 놀라운 가창력과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뽐냈다. 이들 외 조재윤, 배정남, 박진주, 이현우, 나문희, 조우진, 장영남 등이 완벽한 앙상블을 형성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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