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양조위가 4번째 참석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KNN시어터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배우 양조위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수여된다. 양조위는 지난 5일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양조위는 '비정성시'(1989),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무간도'(2002) 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홍콩영화를 이끌었다.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비정성시'(1989)와 '씨클로'(1995), '색, 계'(2007)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웅: 천하의 시작'(2002)과 '무간도'(200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또 2000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홍콩영화금상장 5관왕, 금마장 3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양조위를 향한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다. 취재진이 앞다투어 양조위에게 질문을 쏟아냈고, 양조위는 모든 질문에 성심껏 답하며 중후한 멋을 과시했다. 양조위는 수상에 대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후 오랜 만에 찾은 부산이 굉장히 달라졌고 예뻐졌다고 전했다. 특히 성대한 개막식이 놀랐고 좋았었다고.
또 "성대한 영화제에 참여한 것이 오랜만이라 레드카펫에서 긴장했다. 팬분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라며 "제가 예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했을 때 좁은 길에 작은 무대를 세웠다. 영화관 양측에 많은 팬들이 몰려왔는데 신발이 벗겨진 적도 있다. 그 때부터 부산 팬들의 열정을 알고 있었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 양조위는 "저는 캐릭터를 준비를 할 때 많은 시간을 들여 리서치를 한다"라며 "참고 서적을 읽고 주변에 캐릭터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 모방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3개월 정도 준비 시간이 걸린다"라고 밝혔다.
60대의 나이에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해 그는 "현실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있고, 안해본 것이 많다. 딱히 해보고 싶은 것 보다는 안 해본 것을 해보고 싶다"라며 "저는 드라마로 데뷔를 했다. 다시 드라마를 찍으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드라마로 데뷔한 때부터 저를 좋아해준 팬들이 있다. 그들도 이런 모습을 궁금해할 것 같아서 다시 드라마에 도전을 하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최근 마블의 '샹치'로 악역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 받은 양조위는 배우라면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을텐데 저도 똑같다. 그렇지만 저에겐 악역 대본이 많이 안 들어왔다"라며 "악역 연기에 관심이 많다. 꼭 악역이라기 보다는 배경이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역할에 관심이 있다. 개인적으로 연쇄살인마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샹치'는 이 역할을 처음 받았을 때 굉장한 악역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그렇지 않더라"라며 "연쇄살인마에 도전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되게 무섭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샹치'의 아버지 역할이 반가웠다. 이미지 전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라 좋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 역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라고 남달랐던 의미도 덧붙였다.
"'샹치'의 준비과정이 비밀처럼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감독님과 전화를 했는데, 통화하면서 진심을 느꼈고 감독님을 믿어도 되겠다고 해서 도전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힌 그는 "배우라면 자기 작품을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 미국 작품에 도전한다면 글로벌한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인연이 나타나면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 등 어디든 갈 의향이 있다"라며 "작품이 나오는 것이 인연이고 타이밍이라 작품이 괜찮다고 하면 갈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역시 언어의 장벽만 뛰어넘을 수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는 그다. 말을 하지 않는 역할이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40년 연기 인생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그는 "연기 인생을 전반 후반으로 나눈다면 전반 20년이 배우는 단계고, 후반 20년이 배운 것을 발휘하는 단계다. 그걸 넘어 스트레스를 안 받고 연기자라는 직업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특히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야 할 수 있었던 역할을 할 수 있어 즐겁다"라며 "나이든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20년 전부터 홍보 활동을 위해 한국에 많이 왔고, 부산국제영화제는 2회부터 시작해 4번째 참여를 했다는 양조위는 "한국 영화는 '올드보이'나 전도연, 송강호 배우의 영화를 즐겨봤다. K-콘텐츠를 즐긴다"라고 고백했다. "송강호, 전도연 배우를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같이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전한 양조위는 한국을 더 자주 방문해서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만 배우 외적으로의 계획은 없다고. 그는 "저는 배우가 좋다. 아직도 배우로서 할 일이 많고 활동할 계획이 많다. 최소 몇 년간은 연기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제작, 연출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양조위는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이 직접 선택한 영화 6편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투게더', '화양연화'가 상영되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선다.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장르를 골랐다고 밝힌 양조위는 '중경상림'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왕가위 감독님 작품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더 많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여섯 편만 고르게 됐다. 많이 봐달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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