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가수 송가인이 첫 정규 앨범 '연가'를 발표했다. '비 내리는 금강산'으로 자신만의 한(恨)이 담긴 정통 트로트를 선보인 송가인은 5월 28일부터 시작되는 '2022 송가인 전국투어 콘서트-연가(戀歌)'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의 팬들을 만나러 다닐 예정이다.
송가인은 보름 앞둔 전국 공연에 앞서 조이뉴스24와 만나 컴백 소감과 공연 재개를 앞둔 심정, 또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회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송가인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번 앨범 '연가' 소개를 부탁한다.
'연가'라는 타이틀로 정통 트로트 정규 앨범을 냈다.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은 실향민 애환을 담은 진한 정통 트로트 곡이다.
◆컴백 하루 전 뮤직비디오가 삭제돼 재촬영을 하는 사고가 있었다.
바지락 캐는 갯벌에서 촬영 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내가 얼마나 대박이 나려고 이런 일이 있나 싶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재촬영을 했다. 갯벌 아닌 해수욕장에서 좀 더 우아하게 재촬영 잘 했다. 팬들이 '가인씨 안 찍어도 되는데 힘들게 왜 하냐. 그래도 다시 찍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셔서 나 역시 감사했다.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세미 트로트 아닌 정통 트로트로 컴백한 이유는?
정통 트로트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다. 판소리를 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통 트로트라고 해서 안 좋아하는 층은 없다.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을 때도 젊은 분들 반응이 왔고, 때문에 정통 트로트곡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 주 관객층은 중장년층이다보니 거기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그럼에도 젊은 친구들 중에서도 좋아할 분들은 좋아한다. '비 내리는 금강산'을 처음 듣고 이 노래는 나만 할 수 있겠다 싶어서 타이틀곡으로 선택했다. 이 곡을 들으시는 분들은 실향민 마지막 세대일 것 같아서 그래서 더 타이틀곡으로 선택하고 싶었다.
◆정통 트로트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음악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하지만, 전통의 뿌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전통만 잊지 않는다면 그 어떤 시도도 다 좋다고 생각한다. 시도를 했을 때 관객과 대중이 알아봐 줬을 때, 따라 불러줄 때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퓨전 국악도 많은 분들이 시도하지만, 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다양한 한(恨)의 정서 중 굳이 실향의 정서를 선택한 이유는?
옛날의 주옥같은 명곡이 잘 안 나오는 이유, 옛 세대보다 덜 힘들기 때문에 그런 노래가 안 나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 내리는 금강산'은 옛날에 쓰여진 곡이라 지금 세대에서 한 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전통이 지켜지고 아랫세대로 내려올 수 있다고 봤다. 대중성도 필요하고 히트 여부도 생각해야 하지만, 이번엔 그 부분 욕심은 버렸다.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노래와 실향민을 위한 노래까지, 역사와 관련해 책임감을 느끼는 건가.
위안부 분들을 위한 노래가 내게 왔을 때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 목소리가 더 애환이 있어서 곡을 맡겨주지 않았나 싶다. 오로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만 생각하면서 후손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노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흔쾌히 나서서 재능 기부를 하게 됐다. 과거 대학생 때 위안부 관련 리포트를 쓰면서 제대로 내용을 알게 됐다. 모니터 앞에서 정말 많이 화가 났었다. 그 때를 기억하니 (노래 발표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손으로서 할 수 있는 보답이라 생각했다. 그 분들에게 위안이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송가인 표 '한'의 원동력은?
왜 내게 그런 한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트로트 하기 전에 판소리를 했기 때문에 그 소리 속에서 나도 모르게 한이 섞여 나오는 것 같다. 국악을 기초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신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진도 출신이라 더 한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것 같다. 남도 중 제일 끝, 진도에서 문화재와 함께 살았다. 그래서 그런 문화가 내게 쌓여있는 것 같다. 국악 하려면 진도 유학을 보내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이니 진도 사람이면 진한 한이 장착돼 있는 것 같다. 어머니도 무형문화재라서 나 역시 그걸 많이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밝은 노래를 불러도 앞에 계신 분들은 울고 계신다. 내가 부르는게 슬프다고 하시더라. 하하.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기 힘들지 않나.
인기도 한 때다. 찾아줄 때 감사하게 해야 한다. 사람이 바빠봤자 얼마나 바쁘겠냐. 설마 화장실 갈 시간 없겠나. 바쁜 스케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시국에 일 없어서 무대에 못 서는 분들도 있어 미안한 마음 있지만, 자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인기란 언젠가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송가인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보면 어떤가.
하루에 팬카페만 몇십 번을 들어가는데 70대 팬분들도 음원 스트리밍 하는 법을 배우고 계신다. 우리 부모님도 못하는 것을 나를 위해 해주시니 감격스럽고 감동을 받는다. 그런 분들을 보면 부모님 세대 분들이 그동안 취미 생활을 즐길 시간 없었구나, 그래서 더 열정 있게 응원해주시지 않나 싶다. 팬카페에서는 '스밍 교육'도 시켜주신다. 행사장에 가면 어게인(팬클럽명) 부스를 열어서 스밍 교육 해주시더라. 핸드폰 공기계 서너 대를 돌리는 분들도 계신데, 너무 대단하다. 뭔가에 쏟아부을 열정이 있는데 그동안 메말라 있었던 것 아니냐. 그래서 더 감사하고 감동적이다.
◆팬들의 모습을 보면 최선을 다해 활동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겠다.
나를 위해 그렇게 해주시니 나는 최선을 다해 좋은 노래, 많은 노래 들려드릴 일 밖에 없다. 코로나19 터지기 전에는 어느 지역 가면 팬들과 카페를 빌려 팬미팅을 했다. 그 분들은 날 잠깐 보자고 전국 각지에서 오시는데 노래만 하고 띡 가는게 아니라 만남을 가지고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리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내가 이 분들의 스트레스를 풀어드리기 위해 뭔가를 해냈다는 기분이 든다. 나 또한 즐겁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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