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소확행'(小確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 단어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ランゲルハンス島の午後, 1986)'에 등장한 단어다. 갓 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느끼는 행복 혹은 서랍 안에 잘 정리된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을 분주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라고 표현한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화장품 구매 시 진열된 tester로 얼굴이 이렇게 저렇게 꾸며보는 재미, 화장대에 가지런히 정리된 나의 작은 화장품을 보는 것이야 말로 여자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마스크를 서서히 야외에서부터 벗을 수 있게 되어 그동안 써 왔던 마스크를 벗고 나의 소중한 얼굴을 가꾸기 위해 코스메틱 샵에 들르는 작은 행복의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얼굴 부위를 나타내는 명칭이나, 화장품은 영어, 한국어와 영어의 합성어, 외래어까지 다양하다. 우선 얼굴의 걱정거리 중 다크서클(eye bags), 팔자 주름(nasolabial fold), 눈가 주름(crow’s feet) 등이 있다. 다크 서클은 한국식 표현이며 눈 밑에 두툼하게 보이는 부분을 eye bags라고 하며, 팔자 주름은 코와 입가 양쪽에 있는 주름을 가리켜 코(nose), 양쪽(bia)의 단어가 사용된다. 까마귀의 발의 주름과 비슷하다고 하여 눈가 주름을 '까마귀의 발'이라고 하니 방심하고 있던 나의 눈가 주름이 정말 새의 발 주름처럼 심각한지 거울을 보게 만든다.
입술을 화사하게 해 주는 틴트(tint)는 '색을 넣는다'라는 의미다. 렌즈에 살짝 색을 넣은 '틴트 선글라스'도 있듯 입술을 위한 틴트는 lip tint라고 한다. '루즈'는 콩글리쉬며 립스틱(lip stick)이 올바른 영어식 표현이다.
영어와 한국어를 합친 '볼 터치'는 '얼굴이 붉어지다(blush)'를 사용해 blush라고 하며, 속눈썹을 둥글게 말아 주는 제품은 1930년께 일본 회사가 비우라(Beaula)라는 상표로 출시한 후 이를 현재까지 '뷰러'라고 한다. 하지만 올바른 영어식 명칭은 'eyelash curler(속눈썹 컬러)'라고 한다. 또한, 매니큐어와 페디큐어 관리 시 마무리 단계로 광을 내면서 보호해 주는 것은 'nail polish(네일 폴리쉬)'라고 한다. 이를 지우는 것을 우리는 '네일 리무버(nail remover)'라고 하지만, 이는 손톱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므로 올바른 영어식 표현은 'nail polish remover'라고 해야 한다. 이외에도 스킨과 선크림도 우리식 표현으로 토너(toner), 선블럭(sun lock)이 올바른 영어 명칭이다.
외국에서 메이크업을 받다 보면 'bake(굽는다?)'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된다. 이는 반투명 파우더를 바른 후 브러쉬로 남은 파우더를 털어 내는 것이므로 'bake your face'라는 말을 듣더라고 얼굴을 방처럼 굽는 것이 아니므로 놀라지 않도록.
화사한 화장에 미소가 빠지면 안되는 법. 최고의 메이크업은 미소이기도 하다. 그동안 밖에서 가리고 있었던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야말로 내가 잊고 있던 소확행일지도 모른다.
"A smile is the best makeup any girl can wear." - Marilyn Monroe." 미소는 모든 여자가 연출할 수 있는 최고의 메이크업이다." -메릴린 먼로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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