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끝도 없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부는 K콘텐츠의 강세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해 팬데믹 속 전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지옥'에 이어 올해 시작부터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이 세계 정상에 오르며 K콘텐츠 열풍을 입증했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25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겠다는 포부다. 이는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도 마찬가지. 이에 조이뉴스24가 전 세계를 강타한 K콘텐츠의 인기 비결과 코로나 시대 향후 경쟁력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K-콘텐츠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 된 와중에도 K-콘텐츠는 웃음을 짓고 있다. 2020년 전세계에 '갓 열풍'을 일으킨 '킹덤2'를 시작으로 매년 K-콘텐츠가 전 세계의 시청자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퍼지던 한류는 더 이상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류를 넘어 전 세계에서 K-콘텐츠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 잠시의 유행에 그칠 줄로만 알았던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이제 유행이 아닌 하나의 장르가 됐고, 통용되지 않을 줄로만 알았던 한국의 문화는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사극 좀비 '킹덤'이 시동 건 K-콘텐츠, 제대로 물 만났다
K-콘텐츠의 시작은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에 발생한 역병은 사람을 뜯어먹고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아닌 존재와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장르물 소재인 좀비를 더해 참신함을 더 했다.
한국에서만 통용될 것만 같았던 사극에 좀비를 더하니 전 세계가 반응했다. B급 장르물에 그쳤던 좀비물에 이야기 구성을 달리하니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된 것. 외국 좀비 장르물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긴박감과 참신함, 그리고 외국인의 눈에는 신선해 보이는 조선시대의 배경과 의상까지. '킹덤'의 흥행은 전례 없는 성과였다.
이후 '킹덤2'의 공개와 맞물려 퍼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K-콘텐츠가 더 주목받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 타인과 대화하기만 해도 옮기는 코로나19의 강한 전염성 때문에 각국은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셧다운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밖을 나갈 수 없어 집에서 즐길 유흥거리를 찾은 게 OTT였고 더 많은 사람에게 K-콘텐츠를 알릴 수 있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 또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상에서 4개의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K-콘텐츠의 위상을 떨쳤다.
◆ 연일 기록 갱신, 결국 세계 1위 된 K-콘텐츠
그렇게 매번 크고 작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던 K-콘텐츠는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공개로 역사를 맞이했다. 외국에서 즐겨 보던 장르 중 하나인 데스게임을 한국 전통 놀이에 가미했더니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극 중 게임에 참가하게 된 이들의 저마다의 사연과 인물들 간의 쌓여가는 감정이 깊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덕택에 '오징어게임'은 53일 연속 세계 1위, 역대 시청 시간 순위 1위(16억 5천 45만 시간), TV 프로그램 역대 시청 가구 수 순위 1위(1억 4천 200만 가구)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징어게임' 이후에 공개된 '지옥' 역시 71개국에서 넷플릭스 TOP10을 기록, 단 3일 만에 4천348만 시청을 기록하며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또 공개 전 토론토국제영화제, BFI 런던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을 '오징어게임'이 뜨겁게 달궜다면 올 연초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이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에서 퍼진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전교생이 좀비로 변해버리고 도심까지 마비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한의 상황에도 우정을 지키고 사랑을 하는 10대 고교생들의 이야기가 함께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국내 고등학교 실정을 그대로 녹여낸 '지우학'의 몇몇 설정들은 "외국인들이 과연 이걸 이해할까"하는 우려도 잠시, 그들에겐 새로움을 선사했다는 평이다.
◆넷플릭스 작품만 인기? 조사로 나타난 K-콘텐츠의 현실
K-콘텐츠의 인기는 넷플릭스 콘텐츠뿐만이 아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과 함께 전 세계 한류 콘텐츠 소비 현황과 확산 수준을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2022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1년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8개국의 한국 문화 콘텐츠를 경험한 8천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조사 결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체 문화 콘텐츠 소비 중 한류 콘텐츠가 차지하는 소비 비중과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문화 콘텐츠 소비에서 한류 콘텐츠 10개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7.4%였으며, 소비 규모 중 드라마는 31%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류 콘텐츠 소비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드라마가 53.5%, 영화 51.8%, 예능 50.2% 등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장 좋아하는 한류 콘텐츠에 '오징어게임'이 21.2%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사랑의 불시착'은 2.2%에 불과하다. 1.9%로 3위를 기록한 '빈센조' 등과 비교해도 19%P 이상 큰 차이가 난다.
더불어 한류 콘텐츠를 접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유튜브가 드라마, 예능, 음악 등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넷플릭스가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유튜브의 비중은 줄어들고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등의 사용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인기를 얻음에 따라 유료 구독 서비스가 보편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K-콘텐츠를 바라보는 달라진 시선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 최근 조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한 '지우학'의 천성일 작가는 "K-콘텐츠가 전 세계 1위에 오르는 꿈도 못 꾸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를 대하는 장벽이 허물어진 것 같다. 이재규 감독과 '오징어게임' 덕을 크게 볼 거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문을 열어준 느낌"이라고 전했다.
거듭되는 K-콘텐츠의 인기, 달라진 K-콘텐츠의 위상,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K-콘텐츠의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윤여정이 "우리는 언제나 늘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갑자기 우리를 주목한 것뿐"이라고 말한 것처럼, K-콘텐츠의 퀄리티는 해외 작품들을 뛰어넘을 만큼 수준이 향상됐고 지금에서야 K-콘텐츠를 알아보고, 또 찾아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에 현재의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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