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로 여겨지는 게 안타깝네요."
'연예계 X파일'에 언급된 연기자 대표로 21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위원장 이경호)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안재욱은 감정이 북받치는지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안재욱은 이같은 사태를 접하면서도 계속 연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는 모습이었으며 말 소리 한 마디마다 충격과 놀라움으로 떨림도 있었다.
안재욱은 떨리는 목소리로 "살아가면서 직장 생활이나 단체생활에서 '누가 어떻다'는 잘못 전해지는 소문 때문에 한 사람 바보 되는 건 쉽지 않느냐"며 "대중에게 기쁨을 주는 연기자들이 이런 피해를 입게 돼 안타깝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 문건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인터넷 때문에 연예인들의 사생활 공개 피해 범위가 넓어지는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안재욱은 "명단에 없는 모든 연기자들도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고는 "누가 어떻게 평가받는 것보다는 일반인들이 X파일의 내용을 전부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오랜 연기와 자기 관리로 연예 분야에서는 베테랑 대열에 올라 있는 안재욱이지만 X파일 사태를 접하며 가장 가슴 아픈 점은 연기와 연기자로서의 미래였다.
안재욱은 "이런 소식을 접하고도 카메라 앞에서 즐겁거나 슬픈 연기를 해야 하는 연기자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안타까와 했다.
안재욱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도 아픔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침울한 표정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이번에 유출된 파일에 대해 "광고 모델 선정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자사의 이미지와 비교해보는 일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거짓 소문들까지 그 사람에 대한 절대적인 평가기준처럼 표현됐다는 것은 큰 문제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추측이 난무했던 소문들이 마치 공식적인 사실인 양 비춰졌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면서 "그런 선정적인 소문을 가족들과 상의할 수 있겠는가. 대체 누구를 상대로 어떻게 해명을 해야 하는가"라면서 비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어서 "왜 말도 안되는 소문에 고통받던 연기자들이 이제는 있지도 않은 소문에 대해 해명까지 해야 하나"라면서 의문을 표시했다.
이번 사건을 "성숙하지 못한 문화의 결과"라고 표현한 그는 "누가 더 당하고, 덜 당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사람이 그동안 품어온 인생의 가치관을 뒤흔들만한 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관련자들이 더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누구에게 소송을 거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건의 경위를 확실히 조사해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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