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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OTT]'좋좋소', 1천700만 중소人을 위한 극강 리얼 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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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즐기던 영화는 휴대폰과 브라운관의 작은 화면으로 옮겨왔고, 홀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개인 맞춤형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기업의 성장과 일상이 된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가 새로운 엔터 강자로 떠올랐다. 하루에도 무수히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작품들을 조이뉴스24가 엄선해봤다. '방구석 OTT'에서는 범람하는 콘텐츠에서 길어 올린 반짝이는 작품들을 다뤄본다. [편집자주]

"미친 리얼리티, 극강 하이퍼 다큐, 극한 현실주의"

웹드라마 '좋좋소'(좋소 좋소 좋소기업)의 감상평을 수놓는 대다수의 글들이다. 댓글의 공통분모는 '리얼', '현실', '고증', '다큐' 등 사실적인 표현 단어들이다. ''미생'이 판타지라면 '좋좋소'는 다큐다'라는 이 드라마의 소개 카피는 '좋좋소'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고졸 사원의 대기업 입성,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인간군상들을 통해 한 청년의 성장기를 그린 것이 '미생'이라면 열악한 중소기업에 들어간 청년의 현실을 씁쓸하지만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좋좋소'는 현실 그대로의 다큐물이라 할 수 있다.

 극강 하이퍼 리얼리즘의 주인공 '좋좋소'를 구성하는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의 인물들. [사진=왓챠]
극강 하이퍼 리얼리즘의 주인공 '좋좋소'를 구성하는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의 인물들. [사진=왓챠]

유튜브 채널 '이과장'을 통해 론칭한 웹드라마 '좋좋소'는 지극히 현실반영적인 스토리와 내 주변 인물을 심어다 놓은 듯한 배우들의 현실 연기로 입소문을 모으며 OTT서비스 기업 '왓챠'에 입성했다. 매주 2회가 공개되는 '좋좋소'는 이과장과 왓챠에 동시 선보이며 왓챠에서는 확장판으로 감상할 수 있다.

'중낳괴'(중소기업이 낳은 괴물)로 지칭되는 이과장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중소기업 관련 컨텐츠로 인기를 모아온 유튜버다. 실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경험을 살려 리얼하고 현실적인 컨텐츠를 선보여왔다. 이과장 코로나19의 여파로 갑작스레 본업을 잃은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총감독으로 의기투합해 웹버전 '미생'이라 할 수 있는 '좋좋소'가 만들어졌다.

연출과 각본 경험이 전혀 없던 빠니보틀이 총감독을 맡고 이과장은 제작과 직접 이과장 역 연기를, 빠니보틀의 절친한 동료 곽튜브의 직장생활 경험이 에피소드의 소재가 됐다.

 29살 사회초년생 조충범의 첫 직장 생활은 고달픈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사진=왓챠]
29살 사회초년생 조충범의 첫 직장 생활은 고달픈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사진=왓챠]

리얼리티 100% 에피소드

군대를 제대한 29살에 마땅한 직업이 없는 사회초년생 조충범(남현우 분)이 면접을 보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할줄 아는 것도, 경험도, 이렇다할 경력도 없는 충범의 자기소개에 비해 야무진 대답을 하는 면접 경쟁자. 역시나 면접에서 미끄러진 충범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정승네트워크인데 오늘 면접 가능하신가요" 이렇게 충범은 영세사업장 정승네트워크의 인턴사원으로 취직한다.

"계약서 같은건 뭐하러. 믿음으로 가는거지"라는 황당한 마인드의 사장과 얼핏봐도 오타쿠력 만렙의 이사, 친절하고 여린 회사의 노예 이과장, 사무실의 에이스 이미나 주임 등이 모인 정승네트워크에서 조충범의 첫 직장생활이 시작된다.

복지는 '인스턴트 커피와 사발면', 오전 업무 시작은 국민체조와 사무실 청소, 지급 물품은 회색 작업 조끼인 회사 생활은 '갈굼과 잡일, 불합리'로 가득하다.

첫 야근으로 밤을 새고 출근한 충범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대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비아냥과 질책이다. 점점 더 회사생활에 실망하는 충범은 점심시간에 담배 심부름을 갔다 돌아오지 않는다. 오지 않는 충범을 두고 이미나 과장은 "추노했네 추노했어"라고 상황을 단박에 파악하는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도망친 충범을 쫒아 이과장의 리얼 '추노'가 벌어지고, 체력도 형편없어 붙잡힌 충범. 이과장은 "다 알았다"며 쿨하게 퇴사를 인정하고 "사장님이 준 담뱃값 만원은 꼭 계좌로 이체하라"는 말을 남긴다.

그렇게 도망쳐 나온 회사이건만, 며칠동안 근무했던 임금을 받기 위해 다시 정승네트워크를 찾은 조충범. 차디찬 현실을 깨달은 그는 사장에게 백배 사죄하며 다시 받아달라 애원한다. 그렇게 다시 충범의 '리얼 지옥' 중소기업 생활이 펼쳐진다.

 인턴사원 조충범이 바라보는 정승네트워크의 풍경과 구성원들.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있게 그려진다. [사진=왓챠]
인턴사원 조충범이 바라보는 정승네트워크의 풍경과 구성원들.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있게 그려진다. [사진=왓챠]

저 자리에 나를 끼워넣어도 이질감 없을 것 같은 느낌 무엇?

'좋좋소'를 구성하는 인물들에 대해 관객들은 '우리 사무실에 저런 사람 꼭 있다', '충범을 빼고 내가 들어가도 될 만큼 내 모습과 닮았다', '어디서 저런 배우들을 캐스팅했나'라며 공감을 보낸다.

"오늘부터 주임해"라며 인턴에게 주임 직함을 달아주는 사장의 말 한 마디에 체계도 없고 시스템도 없이 주먹구구로 굴러가는 회사. 화사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회색빛의 삭막한 사무실 풍경, 어딘가 이상하고 하자 있어 보이는 구성원들 등 내 주위에 혹은 내가 겪었을법한 에피소드들이 공감을 불어 일으킨다.

중소기업에 대한 한탄과 자조어린 유머가 온라인 상에 넘쳐나는 요즘 '좋좋소'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웃픈' 현실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매 회차가 업로드 될때마다 '좋좋소'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나 '좋아요', '구독' 등도 줄줄이 달릴만큼 인기 콘텐츠다.

'좋좋소'의 인기 요인은 바로 현실 공감이다. '머슴을 살더라도 대갓집에서 살아야'라며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비상식적 실태를 블랙코미디로 녹여 웃음과 해학을 통해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99%는 중소기업이다. 2019년 조사 결과 중소기업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83%, 중소기업 매출액은 전체 기업 매출액의 48.5%였다. 중소기업 종사자는 약 1천700만명에 이른다.

매 에피소드마다 절묘한 상황을 담고 있는 '좋좋소'는 일부의 대기업 구성원들보다는 중소기업 종사자 혹은 종사 경험자들이 훨씬 다수라는 점에서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좋좋소'의 '웃픈' 이야기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현실은 암울하지만 '좋좋소'를 보는 고용자나 구성원들이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면 '미생' 못지 않은 아름다운 의미가 되지 않을까.

/정명화 기자(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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