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무관중 경기였지만 코트에서 바라본 관중석 한쪽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지난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지부 GS칼텍스와 흥국생명 경기가 그랬다.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만 77명이 됐다. 방송 중계 인력까지 더하면 10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김연경(흥국생명)의 V리그 복귀 첫 경기에 몰린 관심 때문이다. 김연경 뿐 아니었다.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세터 이다영에게도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상대팀도 지난달(9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결승전에서 흥국생명의 무실세트 우승 도전에 좌절은 안긴 GS칼텍스라 취재진을 비롯해 배구팬의 주목도는 높았다.
흥국생명은 이날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겨 컵대회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무엇보다 팀 전력의 플러스 요소지만 반면 불안요소로도 꼽히는 이다영이 이날 패스(배분)에 있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컵대회 결승전 당시 패배 원인 중 하나가 비효율적인 공격 배분으로 꼽혔는데 이날은 달랐다. 이다영은 이적 후 첫 V리그 경기를 마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1~2세트에 너무 긴장했다. 특히 1세트가 그랬다. 하지만 2세트부터 조금씩 잘 풀렸다"며 "(김)연경 언니가 다독여주고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경기가 잘 풀리다 보니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이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떨린다"고 웃었다. 이다영은 이날 루시아(아르헨티나)에게도 비교적 많은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는 연결을 시도했다.
이다영은 "컵대회 때는 레프트쪽으로 공을 많이 보냈다"며 "결승전 영상을 다시 보니 루시아를 막는 쪽 블로킹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점을 이용해 오늘(21일) 겅기에서는 그쪽으로 공을 많이 보냈다"고 설명했다.
컵대회 결승전 결과는 이다영에게도 그리고 흥국생명 선수들에게도 약이 됐다. 이다영은 "충격도 너무 많이 받았다. 팀 동료들과도 그 경기를 패했기 때문에 더 많이 준비했고 호흡도 많이 맞췄다. 우리팀이 (컵대회때와 비교해)더 많이 단단해져서 코트로 나온 것 같다. 결승전 패배가 긍정적인 건 우리에겐 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이다영이 패스를 보내면 해결을 해줄 수 있는 자원이 많다. 김연경, 이재영, 루시아가 그렇다. 이런 상황을 두고 세터로서는 '행복한 고민'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다영은 "공격 배분에 우선순위라기 보다 경기 상황에 맞게 공을 보내려고 한다. 연경 언니나 (이)재영, 루시아 등 콕 찝어 누구에게 공을 준다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패스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다영에 대해 언급했다. 박 감독은 "화려한 플레이보다 팀 연습때 하던대로 자연스럽게 연결하자고 주문했다"며 "오늘 플레이에 만족한다"고 얘기했다.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흥국생명은 오는 24일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홈 개막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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