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아이콘택트'에서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 딸과 하나님만을 믿는 어머니 사이의 눈맞춤이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20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고운 한복을 차려 입은 눈맞춤 신청자 이지혜 씨가 등장했다. 지혜 씨는 블라인드가 닫힌 눈맞춤방에서 홀로 "못 해본 것 다 해 주고 싶어. 사랑해"라고 누군가에게 직접 쓴 편지를 낭독했고, 눈맞춤 전부터 눈물을 쏟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후 지혜 씨가 직접 공개한 사연은 파란만장했다. "제 직업을 그만두지 않으면 결혼식에 오지 않겠다고 하시는 엄마와 화해하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는 지혜 씨는 "사실 5년 전쯤 엄마에게 말하지 않고 신내림을 받았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사람이 아닌 존재가 보이거나 말을 걸어오는 일이 많았고, 이 때문에 너무나 괴로웠던 지혜 씨는 살기 위해 무당이 됐다.
하지만 독실한 기독교인인 지혜 씨의 어머니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혜 씨는 "엄마와 안 보고 산 지 좀 됐다"며 "예비신랑, 아빠, 남동생, 예비 시부모님들 모두 제 일을 존중해 주는데 인정해 주지 않는 엄마가 원망스럽다. 하지만 직업을 떠나서 엄마가 나를 딸로 봐 줬으면 한다"고 눈맞춤 신청 이유를 토로했다.
마침내 등장한 지혜 씨의 어머니는 사전 인터뷰에서 "딸과 대화를 나눠서 하나님의 자녀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딸이 생후 6개월일 때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어려운 집안 형편에 수술비 300만원이 없어서 고칠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생면부지의 목사님이 찍어주신 도장 덕분에 기독교 심장 재단을 통해 극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또 하나의 기막힌 사연을 공개했다. 평소에도 짬 나는 대로 성경 공부와 기도에 매진하는 어머니는 "하나님은 딸에게 생명의 은인이다"라며 독실한 신앙심을 보였다.
마침내 눈맞춤에 나선 지혜 씨는 "엄마한테 사과하고 싶어서"라고 속삭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엄마 안의 하나님 아버지한테도 사과해야 해. 무당 그만둬"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또 대화를 시도하는 딸을 외면하고 기도문만을 외워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혜 씨는 "그냥 엄마랑 딸로만 얘기하면 안 돼?"라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악한 영, 사탄이 너를 속이고 있어. 무당 안 관두면 결혼식도 안 가"라며 신앙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에 지혜 씨는 "무당이 되고 나서 그렇게 아프던 내가 괜찮아졌고, 어려운 사람도 많이 돕고 있어"라며 "엄마가 기도 많이 해 줬지만 좋아지진 않았단 말이야"라고 호소했다. 그래도 어머니는 "그런 건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셔"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가난했던 집안 형편을 떠올리며 함께 과거를 추억했다. 지혜 씨는 "밤이 되면 맡던 엄마 파자마 냄새가 아직도 기억나. 가난했어도 밤새 엄마랑 얘기도 하고, 서로를 그렇게 위해 줬는데...어쩌다 이렇게 됐나 모르겠어. 엄마는 나 안 보고 살아도 괜찮아?"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다소 누그러진 듯 "왜 안 보고 살아? 끝까지 봐야지"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지혜 씨가 "내 결혼식 안 온다며?"라고 묻자 어머니는 "무당 그만둬"라고 답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곧이어 어머니는 결심한 듯 "엄마, 네 결혼식에 갈 거야"라고 말했지만 "그 전에 '하나님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해"라며 지혜 씨에게 어려운 제안을 건넸다. 이에 지혜 씨는 "제발 종교 얘기 빼고 엄마랑 나 둘이서만 얘기해. 엄마랑 계속 싸울 것 같아서 편지 적어왔는데 읽어볼래?"라고 울며 호소했다.
마침내 '선택의 문'이 등장했고, 지혜 씨는 어머니 앞에서 절절한 편지를 읽으며 "난 엄마 딸이지, 사탄이 아닌데...무당 딸이 아니라 엄마 딸인 내 결혼식에 와 줄 수 있는지 듣고 싶었어"라고 말했다. 그래도 어머니의 대답은 "엄마는 죽을 때까지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거야. 하나님께 '고맙습니다' 한 마디만 해"였고, 참지 못한 지혜 씨는 돌아서서 문을 나가버렸다. 힘든 눈맞춤을 마친 지혜 씨는 "제가 하루아침에 무당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엄마는 안 받아줄 것 같아요. 나한텐 이 길도 중요하고 엄마도 중요한데"라며 흐느꼈다.
MC 이상민은 "너무 어려운 문제라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고, 강호동은 "그래도 눈맞춤 뒤 두 분이 통화로 일상적인 대화를 좀더 나눴다더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하하는 "아직 결혼식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며 눈맞춤 이후 상황이 더 나아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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