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신원호 PD가 Pick한 또 하나의 발견, 바로 '드래곤 쌤' 문태유다. 2007년 뮤지컬 '신사숙녀 여러분'으로 데뷔해 올해 14년차 뮤지컬 배우가 된 문태유는 이제 조금씩 여러 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치며 탄탄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마치 진짜 그 인물이 존재할 것처럼 현실감을 불어넣는 문태유의 진가 발휘는 ‘현재 진행형’이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의기투합과 조정석, 전미도,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이 의대 동기 5인방을 맡아 큰 기대를 모았다.
문태유는 신경외과 치프 레지던트 용석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용석민은 떡진 머리와 충혈된 눈이 트레이드 마크. 늘 잠이 부족해 피곤하고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문태유는 이런 용석민의 고단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극적 재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4년차 뮤지컬 배우인 문태유의 첫 고정 드라마로 큰 의미가 있다. 문태유는 지난 21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 2월 첫 오디션을 본 이후 8월에서야 출연 결정이 났다고 밝히며 "그 소식을 들으면 잠시 기뻐해도 되는데 바로 '용석민을 어떻게 준비하지?'라는 생각부터 들더라. 잘하고 싶다 보니 혼자 부담을 가지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감독님이 '별로 안 좋아요?'라고 물으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문태유는 "대학병원의 레지던트들은 용석민 같은 분들이 대부분이다.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의사분들의 리얼함을 캐릭터로 주셔서 '다큐3일'이나 '인생극장' 같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실제 의사분들은 '잠과의 싸움'이 제일 힘든 것이더라"라며 "피곤함에도 이유가 많을 텐데, 그냥 못 자기 때문에 힘든 것이 대부분이다. 초반 작가님께서 그걸 캐릭터로 잘 잡아주셔서 용석민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바를 전했다.
특히 2회에서는 용석민이 자신의 논문을 위해 환자 보호자에게 신경질적으로 수술에 대해 강요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에 채송화(전미도 분)는 현명한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동시에 용석민의 잘못된 행동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환자 보호자에게 사과를 하도록 만들었다. 이 덕분에 용석민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의사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대해 문태유는 "처음엔 '이렇게까지 환자 보호자에게 해도 되나' 싶고, 보시는 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덜 예민하게 연기를 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더하라고 하시더라. 나중에 완성된 편집본을 보니 그 톤이 맞더라. 만약 문태유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생각해서 덜 연기를 했다면 그 에피소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지 않을 것 같더라"라고 연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 드라마는 좋은 교수와 선배들 밑에서 성장해나가는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멋진 사수가 자신의 후배들에게 제대로 조언을 하고 끌고 가는 것 용석민처럼 전문의 논문 통과를 중시하는 의사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용석민은 안치홍(김준한 분), 도재학(정문성 분) 등과 농담을 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 문태유는 굉장히 진지한 성격이라 주변인들과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고. 그는 "지금까지 공연에서 굉장히 예민하고 무거운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 그런 거에 비하면 용석민은 나사가 세 개 정도 풀어진 사람이다. 제 성격과는 매우 다르다"라며 "저는 좀 예민한 편이라 기본적으로 장난을 잘 치는 편이 아니다. 일단 어떤 말이든 진지하게 듣는다.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술을 좀 마셔야 스스로 좀 풀어진다. 그래서 친해지기 위해 일부러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보니 작품에 참여할 때는 혼자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편이라고. 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2시간, 드라마 결과물을 볼 때 보상 받는 기분을 받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이 즐겁고 좋다는 그다. 문태유는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할 때면 너무나 좋고 또 푹 빠져서 하니까 그게 큰 보상이다. 또 촬영은 결과물을 볼 때 정말 새롭더라. 제가 촬영한 것 외에 다른 배우들의 것을 다 보진 못한다. 그래서 저 또한 시청자 모드로 '이렇게 연기를 했구나' 하면서 드라마를 본다. 드라마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보면서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저 또한 '슬의생'의 팬이 됐다. 따뜻한 드라마라 매주 목요일을 기다리며 시청을 하곤 했다"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새롭게 느낀 바를 털어놨다.
또한 의사의 사명감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문태유는 "정말 사명감으로 일을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특히 제가 봤을 때 대학병원에 계신 레지던트나 인턴들은 노동이나 스트레스 강도에 비해서 연봉이 적다고 느껴졌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 기간이 정말 긴데 힘든 부분이 정말 많더라. 이번에 드라마를 하면서 많이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태유는 "저는 공연을 할 때 돈을 내고 보러 오시는 관객 분들께 실수를 하거나 감동을 못 드릴까봐 엄청 예민해진다. 그런데 의사는 잘못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내가 실수를 하면 환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그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 거다. 정말 큰 사명감으로 일을 하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극 중 채송화의 대사 '병원 일 하다보면 익숙해져. 그런데 우리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익숙해지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늘 긴장해. 그래서 늘 물어보고 혼내는 거야'는 말이 정답인 것 같다"고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7개월 간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을 마친 문태유는 현재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 연습에 한창이며, KBS 2TV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에도 출연한다. 또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마지막회까지 계속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시즌2까지 텀이 있겠지만, 심심하실 때 시즌1을 다시 보시면서 시즌2를 기다려주셨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