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와 김남길이 영화 '클로젯'으로 뭉쳤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압구정CGV에서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광빈 감독, 배우 하정우, 김남길이 참석했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영화다.
"살짝 열린 벽장 틈 사이로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는 김광빈 감독의 오싹한 경험에서 출발한 영화 '클로젯'은 일상적인 공간인 벽장에 신선한 상상력을 결합시켜 새로운 미스터리의 탄생을 예고한다.
하정우는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아 나선 아버지 상원 역을 맡아 생애 첫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했다. 김남길은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위문의 남자 경훈으로 분했다. 두 사람은 '클로젯'을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사라진 딸 이나는 '마더', '손 더 게스트'의 허율이 연기한다.
이날 하정우는 "'백두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6주 차이로 또 다시 인사를 드리게 되어 한 편으로는 기쁘다"라며 "새해 첫 한국 영화로 인사를 드려서 기분이 좋다. 새로운 장르라 새로운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김남길은 "굉장히 긴장도 많이 된다. '백두산'의 기운을 이어받아서 '클로젯'이 순항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하정우는 "김남길의 '연기대상' 기운을 이어받아서 '클로젯'이 순항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김광빈 감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하정우가 2005년 개봉된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를 촬영할 당시 김광빈 감독이 동시녹음 기사였다고. 군입대 전날까지 촬영을 했다는 김광빈 감독은 하정우의 차에 장비를 싣고 다녔기 때문에 늘 하정우와 퇴근길을 같이 했다고 한다. 그 때 먼 훗날 장편 영화를 찍게 된다면 같이 작업을 하자는 약속을 했다는 것.
하정우는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며 "감독님이 이 장르에 특화된 분이다. 이 장르를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제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장르에 캐릭터라 도전에 대한 흥미가 컸고 기대가 됐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했던 작업이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또 김남길은 "하정우, 김광빈 감독, 윤종빈 감독님과의 인연에 편승하고 싶었다. 제 주변에 정우 형과 친한 사람들이 많은데 학업, 지연 떠나서 그런 공동체 의식이 좋더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교를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길은 "저에게 출연 제안을 해주셨을 때,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장르에 대한 도전을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도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이 장르가 쉽지 않은데, 감독님을 만났을 때 확고한 신념, 세계관이 명확해서 믿음이 많이 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남길은 "대한민국 배우들은 누구나 하정우와 연기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나. 촬영 전에도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기대가 컸다"고 덧붙였다.
하정우, 김남길과 작업을 하게 된 김광빈 감독은 "믿기지 않았다. 15년 전의 약속을 기억한다고 했을 때 감동적이었다"라며 "한국에서는 많이 안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어쩌면 두 분에게 어려운 도전인데 해주신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 감격했다"라고 캐스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클로젯'은 하정우와 김남길의 첫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하정우와 김남길은 제작보고회 내내 유쾌한 케미를 보여줘 눈길을 모았다. 하정우는 "김남길을 고현정 배우 팬미팅 대기실에서 만났다. '선덕여왕' 때 였는데, 묵직하고 시크한 북유럽 스타일 느낌이었다"라고 김남길과의 첫 마남을 회상했다.
이어 "그러고 나중에 주지훈이 초대한 사적인 식사 자리에서 만났다. 주지훈이 자기보다 더한 사람이라고 소개를 했다. '제가 1분에 30마디를 하는데 그 사람은 60마디를 한다'고 하더라. 진짜 숟가락을 못 들 정도로 유머와 재치가 넘쳤다. 놀라웠다. '이런 사람이 살고 있구나' 싶더라. '선덕여왕' 이미지가 처참하게 깨졌다. 인기를 얻고 대상을 받은 이유를 그 때 목격을 하게 됐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지훈이 그런 얘기를 하니 기분이 나쁘네"라고 농담을 전한 김남길을 "촬영하는 동안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것보다 더 많이 웃겨야겠다는 경쟁 심리가 있었다. 정우 형은 가성비가 정말 좋다.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저는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우 형은 '리액션이 과한 거 아니냐' 하는데 제가 웃기지 않으면 안 웃는다"라며 "제가 말이 많지만, (타인이) 말 많고 시끄러운 걸 안 좋아한다. 말 많은 거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라고 해 모두를 웃게 했다.
또 김남길은 "정우 형은 가성비 좋게 웃긴다. 촬영 현장에서는 '연기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많이 배우는데 정우 형에게서는 '어떻게 저런 순발력으로 저런 단어를 쓰지?'하면서 많이 따라했던 것 같다. 연기를 할 때도 그런 스타일이다. 시크하게 대사를 툭툭 던지는데 '이래서 하정우, 하정우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하정우의 연기, 인간적인 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고도 했다. 그는 "극 속에서 형이 트라우마 적인 아픔을 표현하는 장면이 있다. 정말 색다르게 표현을 하는데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영화 촬영 후 하정우의 '걷기 학교'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는 김남길은 "개인적인 어려움에 대한 고민 상담을 했다. 그 때 '다 니 편이니까 개념치 말아라'라며 용기를 많이 주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형은 작은 역할, 저예산 영화를 하며 차근차근 올라왔다. 저도 열심히 하면 정우 형처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라며 "처음부터 주목을 받으며 시작하는 배우도 있지만, 형처럼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올라와서 대배우가 되는 것을 보면서 저 또한 조급해하지 않고 연기를 하면 언젠가는 하정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김광빈 감독은 "보여지는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내적으로는 가족,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영화를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말하는 것이 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것이고, 그 것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었다. 한국적이고,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클로젯'이 진짜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를 밝혔다.
'클로젯'은 오는 2월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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