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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 피어난 문래동·영등포동…철공소 골목 지켜온 '방치탕'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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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상호 기자] 16일 방송되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서울 문래동, 영등포동을 찾는다. 이날 배우 김영철은 옛 영등포와 문래동을 회상하고, 달라진 오늘날의 모습을 만난다. 특히 이곳에서 고교시절을 보낸 김영철은 50년 전을 추억하며 특별한 감회에 젖는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49화는 '다시 피어나다, 철공소 골목 – 서울 문래동, 영등포동 편'이다.

1899년 영등포역과 경인선이 개통되면서 한때 서울의 교통, 상업, 공업중심지로 이름을 날렸던 동네가 바로 서울 최대의 부도심 영등포다. 왕왕 돌아가는 공장의 기계만큼이나 사람도 많고 이야기도 많았던 도시. 거대했던 공장지대는 사라지고 이제 빌딩 숲이 자리했지만, 영등포와 문래동 골목을 들여다보면 아직 옛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KBS ]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KBS ]

영등포는 배우 김영철에게 조금 특별한 곳이다. 바로 50년 전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곳이기 때문이다. 배우가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10대의 추억을 떠올리며 걷다 보니 어느새 모교 앞에 닿았다. 등교하는 길목부터 운동장까지 변한 것들도 많았지만, 여전히 변치 않은 것도 있었다. 바로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우뚝 솟아 학교를 지키는 은행나무 한 그루다. 배우 김영철은 나무 그늘 품속에서 옛 기억을 더듬어보며 고등학생 시절로 잠시 추억 여행을 떠나본다.

◆ 반백 년 세월을 품고, 새로이 태어난 영등포 거리

모교를 지나 기차역 너머, 영등포 중심을 가로지르는 영중로로 발길을 옮긴다. 예전이면 포장마차가 일렬로 쭉 들어서 있던 거리. 하지만 오늘날은 작은 블록처럼 색색별로 거리 가게가 들어선 모습이 눈길을 잡는다. 지난 9월부터 변화한 거리는 상인들에겐 겨울엔 춥지 않고, 장사하기도 편리한 모습으로, 오가는 시민들에겐 조금 더 깔끔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2대째 손수레 상점 시절부터 청과상을 해온 상인을 만나 달라진 영등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빌딩 숲에서 발견한 80년 전 영등포의 역사

거리가 시대에 맞춰 조금씩 변화된 것뿐만 아니라 이젠 고층 빌딩과 쇼핑단지가 즐비해진 영등포. 배우 김영철은 그 빌딩 숲 가운데서 보물찾기를 하듯 오래된 건물을 만난다. 예전 방직공장이 유난히 많았던 영등포. 그중 오늘날 유일하게 남은 방직공장 사무동이다. 수많은 공장이 한국 전쟁 당시 불타 없어졌지만, 1936년 지어진 이 건물만은 기적처럼 잊지 말라는 듯 남았다. 배우 김영철은 이곳에 잠시 머물며 가까이 있음에도 미처 보지 못했던 영등포의 오랜 역사를 되짚어 본다.

◆ 대를 이어 문래동 골목을 지키는 철공소 부자

영등포 거리를 지나 다시 골목길로 걸음을 옮긴 배우 김영철. 골목 앞 입구부터 망치, 안전 마스크 등 터프한 조형물들이 반겨주는 곳을 만난다. 이곳은 1980년대 청계천 일대에 있던 철공소들이 자리를 옮기면서 만들어진 서울 최대의 철강단지 문래동이다. 변화된 도심 속 낯선 외딴섬 같은 골목은 철을 자르고, 쇠를 녹이고, 기계로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작업 소리로 빼곡하다. 그 가운데 배우 김영철의 귓가를 사로잡는 힙합 음악의 주인공, 스물여덟 살의 청년이 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유난히 멋있어 보였다는 그는 고된 철공소 일을 자청해 시작했다고 한다. 철공소 사업을 시작한 아들에게 땀으로 빚는 일이 얼마나 값진지 알려주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옆에서 열정을 가지고 자기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아들. 대를 이어 골목을 지키며, 오래된 문래동을 녹슬지 않고 더욱 빛나게 하는 철공소 부자의 속 깊은 이야기를 만나본다.

◆ 철공소 골목에서 마주친 초록빛 지붕, 수세미 넝쿨

가슴 한편이 훈훈해지는 부자를 만난 뒤 배우 김영철은 쇳가루 날리는 회색빛의 철공소 골목에서 소소하지만 특별한 공간을 만난다. 누가 심어 놓은 건지 모르지만 골목 한편을 수세미 넝쿨의 초록빛 지붕으로 만든 것이다. 늘 일을 하느라 지친 철공소 사람들에게 잠깐이나마 기분 좋은 휴식을 주는 영특한 공간. 배우 김영철은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듯 한참을 머물며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는다.

◆ 철공소 골목 사람들의 참새 방앗간, 라면 끓여주는 구멍가게

한가득 따뜻해진 마음으로 수세미 넝쿨 골목을 지나쳐 가던 길에 쪽지가 붙은 가게를 보게 된다. ‘미용실 갔어용’ ‘마을 금고’ 등의 내용만 적어놓곤 자물쇠도 제대로 채우지 않은 가게. 40년 동안 동네 사람들끼리 가족처럼 믿거니 지내다 보니 이렇게 문을 열고 외출을 한다는 주인장을 만나게 된다. 안으로 들어가니 그냥 구멍가게가 아닌 작은 분식집 같은 모습.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하고 일하는 철공소 사람들의 새참으로 라면을 끓여주다 보니, 동네의 작은 쉼터가 되었단다. 배우 김영철은 이곳에서 오랜 시간 문래동과 함께해 온 가게주인으로부터 철공소 골목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40년간 철공소 골목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라면을 한 그릇 먹고 돌아선다.

◆ 문래동에 불어온 새로운 바람, 모서리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우쿨렐레 소리

골목을 빠져나와 길을 걷던 중, 문고리가 우쿨렐레 모형으로 되어 있는 특이한 가게를 만난다. 예전엔 슈퍼였다는 작은 모서리 가게. 철공소들의 이전으로 인해 자연스레 손님도 줄어 5년 전 슈퍼가 문을 닫고, 협소한 공간 때문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던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청년을 만난다. 우쿨렐레가 좋아서 악기를 공부하며 작은 배움터를 만들었다는 청년. 기계 소리 가득한 철공소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청년의 고운 우쿨렐레 연주. 배우 김영철은 마음을 울리는 우쿨렐레의 맑은소리를 감상하다 다시 길을 나선다.

◆ 여목수가 지켜가는 녹슬지 않는 문래동의 길

기계 소리만 있을 것 같은 회색빛의 골목에서 찾는 의외의 소리와 장소들. 배우 김영철은 이곳 문래동에서 변화하고 있는 또 다른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잘 가꾼 꽃길과 포도 넝쿨,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누가 이런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걸까? 그는 바로 옆에서 손수 가게를 보수하고 있는 젊은 여목수를 만나본다. 예전 일본 방직 공장 관사였던 곳을 방앗간으로 사용하고 그 후 철공소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여목수가 운치 있는 카페로 만든 공간. 수많은 사람이 오갔을, 또 오갈 역사의 흔적이 가득한 이곳은 여목수가 문 닫는 철공소에서 버려진 제품들을 가져와 직접 소품으로 재창조하며 이색적인 공간으로 가꾸고 있단다. 오래된 건물의 골자를 그대로 살려낸 장소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을 잔뜩 머금을 수 있는 곳. 문래동의 과거 모습을 간직하며 본인의 방식으로 지켜나가고자 하는 여목수의 사연을 만나본다.

◆ 새로운 희망을 꽃피우는 청년의 베이글 가게

골목을 벗어나 공장지대가 시작되는 외딴곳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열었음>이라고 적힌 간판이 있는 가게 하나를 보게 된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제일 반겨주는 것은 거대한 화덕과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빵 냄새다. 의류업에 종사하던 청년이 사업에 실패해 좌절하던 중 빚을 갚기 위해 빵 공부를 시작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곳이란다. 외국 유학 한번 없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독학으로 지금의 참나무 화덕 베이글을 완성 시켰다는 청년. 공장지대 옆, 화덕 열기와 같이 뜨거운 열정으로 새 인생을 꾸려가는 화덕 베이글 청년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영등포 아파트 숲 사이, 목화밭이 생긴 사연은?

공장지대를 잠시 벗어나 길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아파트 숲 사이에 잘 가꿔진 텃밭을 만나게 된다. 한 고랑씩 자신의 이름을 써놓고 정성스레 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 배추, 무 등 올겨울을 책임질 김장거리를 심어 놓은 텃밭 옆에서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한다. 바로 목화밭이다. ‘문래동’ 이름의 숨은 뜻을 알리기 위해 새하얀 목화밭을 가꾸며 수확해 베개, 이불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는 주민들. 목화솜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문래동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문래동 주민들의 마음을 새겨 넣은 얼굴 문패

텃밭을 지나 다시 들어선 철공소 골목. 배우 김영철은 그 가운데 사람 얼굴 모양의 나무판들을 발견한다. 한 주민에게 물어보니 “얼굴 문패”란다. 도대체 누가 만든 걸까? 그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니 만나게 된 문패를 만든 주인공.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온 그녀는 자기 일을 찾고 싶어 목공을 시작했고, 6년 전 자리 잡은 문래동에서 늘 따뜻하게 맞아준 주민들의 배려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 문패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인지 척박한 골목에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매력이 생겨났다. 문래동에만 있는 아주 특별한 문패를 만나본다.

◆ 고집스럽게 지켜온 엄마의 맛, 방치탕 모자

철공소 간판들이 빼곡한 골목에서 생소한 음식점이 배우 김영철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방치탕’ 대체 무슨 메뉴일까? 오래된 의자, 식탁, 그리도 메뉴판까지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소 엉덩이뼈를 탕으로 끓여낸 것이란다. 스무 살에 상경해 일가친척 식당에서 일을 배우며 이 메뉴를 만드는 비법과 가게를 물려받았다는 주인장. 어느덧 이 자리에서만 40년의 세월이 흘렀단다. 뚝배기보다 커다란 뼈다귀와 살코기. 그리고 주인장이 40년간 매일 새벽 3시부터 끓여내는 진국 국물. 오랜 세월의 고집스럽게 이어온 주인장의 손맛을 이제 아들이 지켜 가려 20년 전부터 일을 돕고 있단다. 철공소 골목 안, 대를 이어 진한 맛을 지켜가는 방치탕 모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우직하게 철공소를 지켜가는 토박이들과 문래동의 개성을 지키며 새로이 변화를 시작한 예술인들이 공존하는 곳. 예상을 뛰어넘는 매력지대. 뉴트로 감성으로 다시 피어나는 서울 문래동, 영등포동 편은 16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공개된다.

조이뉴스24 정상호 기자 uma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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