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 기자] "한국 야구 사랑해요. 봉중근은 더 사랑해요."
지난 27일 일본 오키나와의 기시가와 야구장. 이날부터 SK 와이번스의 2차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가운데 많은 야구인과 취재진이 SK 선수단을 찾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뒤 해설자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봉중근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SK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며 덕담을 건넸다.
봉중근을 지켜보던 박경완 SK 수석코치는 "우리 봉의사가 왔네. 잘 부탁해"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후배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
봉중근과 박 수석코치는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며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봉중근은 숙적 일본을 상대로 3경기에 선발등판해 두 차례나 대표팀의 승리를 견인하면서 '의사(義士)'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봉중근은 2009 WBC 당시를 떠올리며 "박경완 선배의 볼배합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며 "그때 경험이 향후 선수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봉중근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외국인 팬이 봉 위원에게 정중하게 사인을 요청했다. 이 팬은 놀랍게도 봉중근의 사진이 새겨진 야구 카드 3장을 들고 왔다. 봉중근의 2009 WBC 투구 사진이 담긴 카드 두 장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사진이 담긴 카드 한 장이었다.
이 팬은 사인과 함께 카드에 '일본 살인자'라는 글자를 함께 적어달라고 봉중근에게 부탁했다. 아마도 'JAPAN KILLER'라는 영어 단어를 컴퓨터로 번역해온 듯 보였다.
봉중근은 "이런 걸 적어도 되나?"라고 말하면서도 친절하게 사인을 해준 뒤 기념촬영까지 응하며 팬 서비스를 했다.
이 팬은 "대만에서온 한국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 야구를 사랑하고 봉중근 투수를 더 사랑한다"고 말한 뒤 기쁜 표정과 함께 야구장을 떠났다.
어떻게 일본 오키나와를 찾았는지, 언제부터 봉중근의 팬이었는지 자세한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대만 야구팬의 기억에도 봉중근의 '일본 킬러' 이미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봉중근은 "얼마 전 일인 것 같은데 벌써 10년 전이다. 나에게도 참 소중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며 다시 한 번 추억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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