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정말 기적 같은 승리의 행운을 얻은 해입니다."
2018년,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는 잊기 어려운 해가 됐다. 환갑의 나이에 베트남을 택했고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12월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 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스즈키컵 우승 등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한국, 베트남 양국 국민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박 감독이다. 그는 2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한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8(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02 한일월드컵 올스타-K리그 올스타 간 자선경기에 전격 참석했다. 마지막 대회에 꼭 오겠다는 의지였다.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20일 아시안컵 준비를 위해 재소집됐지만, 베트남 축구협회(VFF)에 양해를 구하고 1박3일 일정으로 온 박 감독이다. 오기 전 응우옌 쑤언 푹 총리로부터 훈장을 받으며 다시 한번 스즈키컵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어제 훈장을 받고 바로 공항으로 갔다. 훈장도 등급이 있는데 나는 '우정훈장'이다. 베트남에서는 굉장히 의미있는 훈장이라더라. 베트남과 한국 사이를 축구로 연결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힘을 더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새벽에 도착했다는 박 감독은 "머리 염색을 하고 목욕탕도 다녀왔다. 다 연락은 하지 못했다. 형님들께 축하 인사를 받았다"며 웃었다.
최고의 해였다는 것은 박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2018년은 정말 내게 큰, 기적 같은 승리의 행운을 준 해다. 혼자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 관계자들이 있고 스태프들이 도왔기에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베트남과는 계약 기간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지금 물러나는 것도 좋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많은 분이 '정상에 오른 순간 떠나야 하지 않나'고 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나는 계약 기간이 1년 넘게 남았다. 그 기간 안에 이보다 더 행운이 올 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어쨌든 지켜야 할 약속이고 피해갈 생각이 없다.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스스로 헤쳐나가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쉴 틈이 없는 박 감독이다. 1월 아시안컵을 치르고 나면 3월 2020 AFC U-23 챔피언십 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U-23 대표 감독을 겸임하는 박 감독은 "두 대표팀을 맡고 있으니 연이어 준비한다. 힘들고 부담도 계속 온다. 베트남축구협회나 국민들의 기대는 대회마다 다르다. 아시안컵은 너무 강팀들이 많아서 목표가 다르다. 예선 통과만 해도 큰 성공이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 감독은 "일은 베트남에서 하고 있지만,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일해서 사명감과 책임이 더 무거울 수 있다. 더 지혜롭고 슬기롭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스즈키컵을 통해 조국에서 많은 관심 주셔서 부담은 됐지만 큰 힘도 됐다. 내년에도 국민들의 기대 어긋나지 않는 감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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