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매년 연말 한국 축구의 마지막은 홍명보(49) 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자선경기가 장식했다. 2003년부터 시작해, 한 해도 멈추지 않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부진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사퇴하며 야인으로 살았어도 자선경기는 이어졌다.
입장 수익금은 소년, 소년 가장은 물론 소아암 환자와 다문화 가정, 축구 유망주 등을 돕는데 사용됐다. 지난해까지 22억8천만원이나 기부했다. 홍명보 장학재단 이사장 겸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기부의 아이콘이 됐다.
올해도 2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16번째 '꿈을 나누는' 자선경기가 열렸다. 김병지, 유상철, 김남일, 이영표 등 2002 한일월드컵 올스타와 고요한(FC서울), 김신욱(전북 현대), 김민우(상주 상무) 등 K리그 올스타의 겨루기로 전, 후반 25분씩 풋살로 열렸다. 추운 날씨에 축구를 하던 것이 실내로 옮겨와 풋살로 열리면서 팬들의 집중도를 더 높였다.
올해 자선경기 개최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식적으로 '마지막'이라고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분간은 중단된다. 종료는 아니다. 협회 전무 신분이라 후원사 모객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매년 후원사를 구하는 것이 홍 전무의 고민이었다.
홍보도 어려웠다. 예년 같았으면 경기 2~3주 전에는 미디어데이를 여는 등 적극 홍보했지만, 올해는 조용했다. 일주일을 남겨 놓고서야 입장권 판매를 알리는 등 조용하게 진행됐다.
게다가 선수 구성도 쉽지 않았다. 재단 이사장이지만 협회 전무라 A대표팀의 일정까지 고려해야 했다. 자선경기가 앞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홍 이사장의 생각이었다. A대표팀 명단이 20일에 발표됐고 22일 밤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소집,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시안컵에 차출된 조현우(대구FC), 이용(전북 현대)이 이날 사인회로 자선경기에 힘을 보탰다. 체육관을 메운 팬들은 두 훈남의 등장에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다.
관중석에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물론 이날 오전 일시 귀국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도 자선경기를 찾아 관전했다. 박 감독은 하프타임 벤치로 내려가 2002 한일월드컵 올스타들과 담소를 나눴다. 박 감독은 당시 수석코치로 4강 신화를 함께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과는 장난을 치며 대화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벤투 감독은 박 감독과 함께 행운권을 추첨, 자선경기의 구성원이 됐다.
팬들도 화답했다. 체육관 3면 대부분 좌석에는 팬들이 자리했다. 기부, 자선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 선수들도 가까이에서 보는 세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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