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쉴 틈은 없다. 내년 시즌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2018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는 변화를 맞았다. 트레이 힐만 감독에 이어 염경엽 전 단장이 새로운 사령탑에 올랐다. 구단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3일 염 전 단장의 사령탑 선임을 발표했다.
15일 사령탑 이·취임식을 가졌고 '염경엽호' 체제는 출범했다. 염 감독은 "힐만 감독의 색깔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염 감독도 자기색을 분명하게 드러낸 지도자다. 이런 '개성'과 지도 철학은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소속팀을 4시즌 연속 으로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끈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염 감독은 취임식 후 현장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그자리에서는 당연히 히어로즈와 '인연'을 언급하는 질문도 나왔다. 염 감독은 "히어로즈 구단을 나올 때 있었던 여러가지 일을 모두 다 밝힐 수는 없다"고 운을 떼면서도 "내년 시즌 히어로즈를 상대할 때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고 웃었다.
히어로즈도 내년 시즌 변화가 있다. 메인 스폰서 변경이 확정됐다. 팀명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메인 스폰사가 된 키움증권에 따라 '키움 히어로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장정석 감독이 팀 지휘봉을 계속 잡는다면 두 사령탑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을 이유는 충분하다.
염 감독이 히어로즈 사령탑으로 있을 때 장 감독은 구단 프런트에 있었다. 그는 운영팀장으로 염 감독과 손발을 맞춘 인연이 있다. 염 감독이 2016시즌 종료 후 SK 단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장 감독이 히어로즈에서 그 뒤를 이었다.
염 감독은 "히어로즈 팬들이 서운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충분히 있을 것 같다"며 "이런 점은 내가 감수해야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히어로즈는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준 팀"이라며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같이 성장했다. 그래서 내게는 정말 친정팀과 같다. 내년 시즌 SK와 라이벌 구도가 아닌 정말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 5차전과 같은 명승부를 내년 시즌에도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SK와 히어로즈는 지난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치렀다. 두팀의 이날 맞대결은 KBO리그 역대 포스트시즌 명경기로 꼽히는데 손색이 없다.
히어로즈는 4-9로 끌려가고 있던 경기를 정규이닝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원점으로 돌렸다. 2사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박병호가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연장 10회초 한 점을 달아나 10-9로 앞서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승부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극적인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점차 리드를 당하고 있던 SK는 연장 10회말 김강민과 한동민이 연달아 솔로포를 쳐 11-10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편 염 감독은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달았던 등번호 85를 다시 사용한다. 그는 "원래 75번을 좋아했다. 그런데 LG 트윈스 코치 시절 해당 번호를 달았는데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았다. 히어로즈로 옮기면서 85번으로 바꿨다. SK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취임식을 마친 염 감독은 16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 가고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마무리캠프를 직접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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