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아산 축구단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달라."
해체 위기에 몰린 아산 무궁화(경찰 축구단)를 살리기 위해 전, 현직 국가대표들이 대거 나서 존속과 함께 점진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김병지 '팀 2002' 회장을 비롯해 최진철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박건하, 송종국 MBC SPORTS 해설위원과 아산에서 군 복무를 했던 김은선, 염기훈(이상 수원 삼성) 신형민, 정혁, 최보경(이상 전북 현대)과 아산 서포터 대표 4명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명서 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의 일방적인 아산 해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 위원장과 박 위원이 사견을 전제로 "축구팬과 축구인이 아산 축구단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줬으면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염기훈은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해왔기에 아직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몸담았던 팀이 한순간에 해체된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축구계가 대비하는 기간을 줘야 준비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당연히 기회를 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한다"며 졸속 결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향후) 입대할 선수도 그렇고 팬분들도 속상할 텐데 선수들이 나서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경찰청 관계자에게 우리와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눠서 (갑작스러운 해체를) 재고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송종국도 "아산에서 뛰는 선수들이 2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선수로서 꽃피워야 한다.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축구 경력 단절 위기에 놓였다. 이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윤효원 아산 서포터즈 운영팀장은 눈물을 참으며 "군경팀이라는 것을 알고도 응원했다. 가슴 깊숙이 새기고 있다. 다들 소중한 팀이 있듯이 군경팀이라는 시선 하나로 싫어하기 보다는 똑같이 축구 좋아하는 팬으로 알아보고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해체 위기에 대한 성명서
아산무궁화 선수수급 중단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합니다.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2018년 대한민국 축구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과 아시안게임 2연패로 국민 여러분께 큰 기쁨과 벅찬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20대에 전성기를 맞은 축구선수들이 상주 상무와 아산 무궁화축구단을 통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습니다.
물론 2023년까지 의무경찰을 폐지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있었기에 아쉽지만 아산 무궁화도 2023년경에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청은 지난 9월 돌연 입장을 바꿔 당장 올해부터 아산 무궁화의 선수 선발을 중단하겠다는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만약 올해 선수 선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19년 아산 무궁화는 14명의 선수만 남게 되어 K리그 참가가 불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K리그의 파행은 물론 이번 러시아 월드컵 대표로 활약했던 주세종 등 남은 14명의 선수가 축구선수로서 활동할 공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아산 무궁화가 해체되면 입대를 준비하고 있던 많은 선수에게도 큰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아산 무궁화가 운영하고 있던 유소년 클럽들도 연쇄 해체되어 축구 꿈나무들의 진로에도 문제를 초래할 것입니다.
저희는 경찰청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요구합니다.
첫째, 일방적인 선수 수급 중단 방침을 즉각 철회해주십시오.
둘째, 최소 2년간은 선수 수급을 유지하고 점차적인 인원 축소를 통해 현재 복무 중인 선수들과 입대 예정인 선수들, 유소년 선수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주십시오.
셋째, 아산 무궁화 운영에 대한 향후 계획을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하에 결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주십시오.
앞으로 2년간 아산 무궁화에서 기량을 연마한 선수들은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의 주축 선수들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축구가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국위를 선양하고 다시금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일수록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경기장 안팎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암=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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