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류현진(31, LA 다저스)이 '홈런공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GAB)의 특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 5승을 다음 기회로 또 다시 미뤘다.
12일(한국시간) 신시내티 원정경기는 여러모로 류현진에게 유리한 환경 속에서 치러지는 듯했다. 우선 상대 신시내티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처진 약체이고, 이 팀의 최고 강타자 조이 보토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꼽히는 보토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에 1홈런 2루타 1개로 무척 강했다.
류현진으로선 한결 수월해진 상황에서 5승에 도전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
그러나 또 다른 변수인 '구장 효과'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경기 장소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는 내야에서 외야로 제트기류가 강하게 부는 특성이 있다. 자연스럽게 홈런 등 장타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올 시즌 파크팩터에 따르면 이 구장은 득점 부문 1.082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8위에 랭크돼 있다.
무엇보다 홈런 부문에선 1.342로 30개 구단 중 단연 1위에 랭크돼 있다. 평균수준의 구장을 1이라고 볼 때 약 34% 정도 홈런 증가 효과를 나타낸다는 의미다. 전통적인 '홈런공장' 쿠어스필드는 1.178로 6위에 자리했다.
아니나 다를까 류현진은 홈런에 고전했다. 첫 두 점을 솔로홈런 두 방으로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2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브랜든 딕시에게 87마일 커터를 구사했지만 좌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공이 들어간 위치가 타자가 치기 좋은 한가운데여서 결과적으로 실투였다.
3회 실점은 제구가 완벽하게 됐지만 투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타구였다. 선두 쉬블러에게 볼 하나를 던진 후 몸쪽 스트라이크존 라인에 완벽하게 붙는 90마일 포심패스트볼을 구사했다. 그러나 쉬블러는 기다렸다는 듯이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고, 타구는 우측 펜스 중단에 떨어지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두 개의 홈런 타구 모두 경기장의 기류를 제대로 타고 크게 날아간 대형 홈런이었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구장 효과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려는 듯 가급적 퍼올리는 스윙으로 타구를 멀리보내는데 주력했다. 류현진으로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큰 것을 맞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저스 타선이 상대 선발 루이스 카스티요에게 꽁꽁 틀어막히면서 다소 다급해진 류현진은 0-2로 뒤진 5회말 집중 3안타로 추가실점했고, 이는 6회초 교체의 요인이 됐다.
이날 류현진은 모두 23타자를 맞아 투구수 85개를 던졌고 스트라이크 59개를 잡았다. 땅볼로 3명, 뜬공으로 2명을 처리했다. 허용한 6안타 가운데 장타가 3개(홈런 2개·2루타 1개)였다. 메이저리그는 어떤 팀을 만나든 어떤 환경에서 나서든 한순간도 긴장할 수 없음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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