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단단히 화가 난 요른 안데르센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지만,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수비만 하기보다는 숨어 있는 공격 본능을 깨워야 함을 확인한 데뷔 두 경기였다.
인천은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16라운드 강원FC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지난 7일 전북 현대전에 이어 또 같은 점수 무승부다. 이날 대구FC가 상주 상무를 이기면서 인천은 꼴찌로 추락했다. 2라운드 전북 현대전 3-2 승리 이후 14경기 무승(7무7패) 고리도 끊지 못했다.
그러나 남은 22경기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본 경기다. 인천은 2라운드 전북전을 제외하면 2골을 넘긴 경기가 없었다. 너무 수세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남자 대표팀 경험이 있고 덴마크 출신이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경험이 있는 안데르센 감독이 부임한 뒤 공격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뒤 치른 두 라운드에서 인천이 12개 팀 중 가장 많은 6골을 넣은 것이 증명한다. 16라운드까지도 24골로 전북 현대(32골), 강원FC(26골)에 이어 수원 삼성과 공동 3위다.
안데르센 감독의 공격 의지는 전술에서 드러난다. 강원전에서는 프리킥, 코너킥 수비에서 남준재, 김진야 등 발 빠른 측면 공격수들을 중앙선 근처에서 내려오지 않게 했다. 수비와 이들 두 명 사이에 연계가 좋은 코스타리카 출신 국가대표 아길라르가 위치하도록 했다. 상반기에는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던 것과 180도 다른 장면이다.
일반적인 필드플레이에서는 188㎝의 장신인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공격수 무고사가 자리 잡고 남준재와 아길라르가 중앙으로 좁혀 있었다. 무고사가 따내는 리바운드 볼을 받기 위함이었다.
선수들의 공격 본능이 살아나면서 강원전에서는 전반에 아길라르와 고슬기가 골맛을 봤다. 전북전에서도 후반 11분 김동민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가 되기 전까지 3-2로 앞서갔다.
선제골을 넣고 앞서가는 경기를 보기 힘든 팀이 인천이다. 그러나 골을 넣고 이긴다는 안데르센 감독의 철학이 두 경기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길 경기를 놓쳐 머리 끝까지 화가 난 안데르센 감독도 "두 경기에서 6골을 넣을 정도로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만족하면서도 "하지만, 얻은 승점은 2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수비가 완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측면 자원인 최종환, 김용환의 부상이 안데르센 감독의 속을 태운다. 박종진이 홀로 남아 있어 중앙 수비 자원인 곽해성이나 부노자를 측면 자원으로 투입하는 등 궁여지책을 쓰고 있다.
그래도 인천의 상징인 '짠물 축구'를 버리고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겠다는 명확한 컨셉트는 인천 팬들의 흥미를 유도하기에 적격이다. 동시에 강등권 탈출 싸움에도 분명한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잔류권인 10위 전남 드래곤즈(13점)와는 불과 3점 차이다. 확실한 스타일을 구축한 인천과 안데르센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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