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스타'가 아닌 '며느리'들을 카메라로 쫓는다. 배우도 워킹맘도, 시댁에서는 며느리다. 시댁과의 묘한 기싸움, 명절 문화를 둘러싼 부부 간의 갈등을 '리얼하게' 담아낸다. 그 어느 관찰 예능보다 더 공감되는 혹은 격하게 화가 나는(?) 문제적 프로그램이 왔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이 시대의 며느리 이야기를 담아낸 리얼 관찰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의 가족 문화를 '전지적 며느리 시점'에서 관찰, 자연스럽게 대물림 되고 있는 불공평한 강요와 억압이 '이상한 나라'에 벌어지고 있음을 도발적으로 문제 제기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독립 영화 'B급 며느리'와 웹툰 '며느라기' 등 20~4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는 이야기들처럼 대한민국의 며느리로서 겪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을 담았다.
이날 공개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1회에서는 명절 시댁에 간 며느리들을 조명하며, 여성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어냈다.
이영백 콘텐츠협력2부장은 프로그램의 출발점과 관련 "프로그램을 공모했다. 138편이 나왔는데, 특별하게 관심을 가진 작품이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였다"라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람 사이의 서열을 매긴다는 데 있다. 서열화가 뿌리 깊다. 며느리는 서열화의 중첩에서 만나는 꼭지점, 예민한 지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자식은 부모가 나의 소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성인이 되서도 그렇다. 며느리는 나의 아들의 배우자일 뿐인데, 나의 소유물이 하나 더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위계 문제와 가족주의, 여성차별 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것이 며느리다. 지금 이 시대에서 하는 것이 당위가 있고, 하나의 소구력 있게 관심있게 봐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프로그램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큰 반향을 일으킨 웹툰 '며느라기'와 영화 'B급 며느리'는 프로그램의 모티브가 됐다.
연출을 맡은 제작사 스튜디오 테이크원 박지아 본부장은 "웹툰 '며느라기'를 모르고 있을 때, 시댁과 며느리에 대해 관심도 없는26살의 미혼 여성이 추천을 했다. 시댁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친구가 추천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큰 사회적 문제를 말하지 않지만, 한 컷트 속에서 말하고 있다. 유부남 남자 PD들도 분개했다. '어머니가 이렇게 하는 행동이 스트레스다'고 폭풍 공감을 했다"라고 말했다.
박지아 본부장은 "한 장면 한 장면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시선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비춰지는 모습들을 조명하는 것이 연출자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영백 콘텐츠협력2부장은 영화 'B급 며느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가족이라 진부할 수 있지만, 일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배우게 된다. 'B급 며느리'처럼 혁신적인 사례를 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평범한 일상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며느리들의 고민 해결사로 나설 MC로는 가수 이현우, 배우 권오중, 가수 이지혜 그리고 '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현우와 권오중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 남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또 결혼 7개월 차 가수 이지혜가 합류해 며느리의 일상을 관찰하고 공감 혹은 의문을 끝없이 던지며 주눅 들지 않은 당당한 며느리로의 성장을 요청하는 역할을 맡았다.
대한민국 며느리를 대표할 며느리 군단으로는 배우 민지영,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슈퍼 워킹맘 김단빈이 나선다. 이들 '왜 꼭 며느리는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할 말 많은 대한민국 며느리들을 대표해 출연한다. 이들은 같은 며느리로서의 처지지만 서로 다른 시댁 환경에 처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을 선사할 예정.
박지아 본부장은 캐스팅에 대해 "며느리들을 공략했고, 세 커플들을 다양화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착한 며느리병'에 걸릴 수 있는 갓 결혼한 민지영, 육아 갈등을 보여주는 김재욱-박세미 커플, 마지막에는 시댁과 같은 공간에 얽혀있는 김단빈을 섭외했다"고 말했다.
박지아 본부장은 "시댁 반응이 걱정이 되기도 한다. 촬영할 때는 고부 문제에 대해 며느리들을 정통적으로 설득했다. 섭외할 때는 걱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 이후 일반인 시댁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 "출연자들이 시댁과 이야기를 잘하고 있다. 시부모님도 발끈하는 지점이 있겠지만 '나의 행동이 저렇게 해석될 수 있겠구나'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이 행동으로 보여지는 것이고, 다시 되짚어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고부 갈등을 다룬 프로그램은 많았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기존 고부 갈등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에 대해 "고부 갈등을 벗어나서, 가부장적인 것과 여성 불평등 등 문제 속에 최전병으로 나와있는 것이 며느리다. 2,3편으로 가면서 시어머니 입장도 잘못된 구조 속에서 당해온 것이며, 남편도 잘못된 것을 알고 있지만 사회적 의식이 밑바닥에 깔려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넓혀가면서 볼 문제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프로그램이)그 가족과 며느리, 시어머니의 캐릭터 싸움이었다면, 우리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고 집단 무의식을 바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파일럿 3부작으로 제작, 오는 12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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