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잘 치잖습니까. 말없이 묵묵히 잘해주고요. 홈런도 곧 나오지 않겠습니까(류중일 LG 트윈스 감독)."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대한 평은 간결하면서도 긍정적이었다. 류 감독의 모든 말이 다 맞아떨어졌다. "곧 나온다"던 홈런포까지 터뜨리면서 LG 타선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류중일 감독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가르시아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류 감독은 "선구안도 괜찮고 헛스윙 삼진도 없다. 방망이가 나오는 각도도 공과 맞는 면이 많다"고 했다. 컨택트만큼은 빼어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말없이 묵묵히 잘해준다"며 그를 칭찬했다.
가르시아는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에 출전해 3할9푼4리(33타수 13안타)의 타율과 9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홈런포는 없었지만 세밀한 방망이는 KBO리그에서도 손 꼽힐 정도였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방망이로 커트해냈다.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선 KIA가 자랑하는 마무리 김세현을 상대로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4번타자였던 루이스 히메네스가 흥이 넘치는 캐릭터로 '히요미'라는 별명을 얻었다면 가르시아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편이다. 리그 개막 첫 3연전이었던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인터뷰를 요청하자 "수훈선수가 되기 전까지는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다"는 정중한 거절의 답이 돌아왔다. 류 감독 또한 "조용한 편이다. 맞고 틀리고 정답은 없다. 저게 본인의 스타일 아니겠는가"라고 표현했다.
넥센과 3연전 당시엔 가르시아의 방망이가 지금처럼 달아오르기 전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이 시리즈를 기점으로 그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최근 다섯 경기에선 11안타를 만들었고 KIA 타이거즈와 세 경기에선 매경기 3안타를 만들며 도합 9안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대망의 홈런포가 터졌다. 그는 0-2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두산 선발 유희관과 대결했다. 그는 유희관의 4구째 120㎞짜리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만들었다. 크게 감정 변화가 느껴지지 않던 평소와 달리 목걸이를 매만지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등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두 차례의 찬스에서 불발탄에 그친 것이다. 8회초 박용택이 2루타를 쳐 만든 무사 2루의 기회에서 가르시아는 한방을 노린 그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김현수의 투런 홈런포로 동점이 된 상황이었다. 박용택의 안타로 찾아온 무사 1루의 기회에서 가르시아는 아쉽게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무산시켰다.
결국 팀도 연장 11회말 최주환의 끝내기 안타에 패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가르시아에겐 KBO리그 9경기만에 마수걸이 장타 한방이 터졌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이날 장타의 흐름을 앞으로 이어간다면 류중일 감독의 미소 또한 더욱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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