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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故김주혁, 그의 미소는 여전히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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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전' 이어 사극으로 돌아왔다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배우 故김주혁의 따뜻한 미소는 여전히 빛났다.

지난 5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감독 조근현, 제작 대명문화공장·롯데엔터테인먼트)가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영화는 지난해 10월30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진 김주혁 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형을 찾아달라며 찾아온 천재작가 흥부(정우 분)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민심을 일으킬 소설 집필을 권하는 인물, 조혁을 연기한다.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김주혁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허름하고 때 묻은 옷을 입고 초가 지붕 위에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조혁. 김주혁은 그을린 피부와 움푹 패인 외모에서 나오는 표정만으로 힘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다운 묵직한 존재감을 표현한다.

형을 찾는 흥부에게 유독 장난스럽고 능청스럽지만 이 안에서도 무게감이 크다. 살짝 개구진 표정과 여기에서 흘러나오는 낮은 그의 목소리는 캐릭터 뿐 아니라 극의 무게중심이 잡히는 데 큰 힘을 보탠다.

조혁은 힘 없는 백성과 흥부에게는 다정한 반면 불의 앞에서는 강단 있는 인물. 그는 척을 둔 형 조항리(정진영 분)를 비롯한 권력자 앞에선 다른 무게감을 전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올곧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주혁은 이를 연기해낸다.

'흥부'에서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배우 정우가 앞서 말했듯 김주혁이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러니 늘 꿈을 꾸어라"라는 김주혁의 목소리는 그를 그리워 하는 관객에게 먹먹함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지난 해 영화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 두 작품에서 악역에 처음 도전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김주혁. '흥부'는 '방자전'에 이어 8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그의 따뜻한 연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흥부'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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