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여자 축구대표팀에 '평양의 기적'은 이미 과거가 됐다. 눈앞의 2017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만 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일본 지바 이치하라 시사이드 스타디움에서 훈련에 나섰다. 지난 8일 일본전에서 2-3으로 아쉽게 패한 여자 대표팀은 11일 지바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북한을 상대로 2차전에 나선다.
올해 북한과는 두 번째 만남이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한국은 북한과 1-1로 비기며 골득실에서 앞서 1위로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는 5위까지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진출권이 주어진다. 북한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데 북한과 만남을 앞두고 여자 대표팀은 또 한 번 벽과 마주하게 됐다. 일본에 패했던 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에서는 내년 4월 예정된 아시안컵 본선 조추첨이 있었다.
한국은 태국과 3번 포트에 있었다. 조추첨 결과 한국은 일본, 호주, 베트남과 죽음의 B조에 속했다. A조에는 개최국 요르단을 비롯해 중국, 태국, 필리핀이 있었다. 한국이 A조였다면 본선행이 좀 더 수월했겠지만, B조에서 최소 2위를 확보해야 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일본은 무조건 넘어야 하는 산이고 호주는 힘이 좋다. 베트남도 다크호스다. 모든 경기가 전쟁이다. 혹여 3위를 하더라도 A조 3위와 단판으로 승부를 겨룬다. 험난한 대결을 피하기 어렵다.
그나마 다시 한번 북한과 만남을 통해 어려운 승부를 체험한다는 것 자체는 고무적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첫판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중국을 압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국은 북한에 1승 3무 14패로 절대 열세다. 2005년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승리가 없다. 북한은 지난 4월의 아픔을 이번에 제대로 복수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한다.
이민아(인천 현대제철)는 북한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그는 "(대표팀이) 평양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북한이)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 알고 있다.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로 풀어내야 한다"며 공략법을 전했다.
아시안컵 본선 결과를 알고 있지만, 북한전이 우선이다. 그는 "북한을 넘으니 또 산이 기다린다. 선수들도 놀랐다"며 "일단 지금은 북한만 생각하겠다"며 모든 기를 북한전에 모으겠다고 말했다.
일본전에서 놀라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한채린(위덕대)도 마찬가지, 그는 "북한은 힘도 좋고 체력도 좋다. 밀리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막내니까 언니들보다 열심히 뛰고 자신감 있게 뒷바라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은 목숨 걸고 뛰는 팀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우리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당돌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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