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지난 2013-14시즌 V리그 남자부 드래프트는 '풍년'으로 꼽혔다. 대어급으로 꼽히는 유망주가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전광인·송명근 등 대학코트를 주름잡고 있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자원도 있었고 김호철 현 한국남자대표팀 감독-신영철 전 한국전력 감독-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등 명 세터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민규도 당시 드래프트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고교에서 대학을 거치지 않고 프로행을 선언한 정지석까지 있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한국전력은 전광인을 선택했다.
그리고 당시 신생팀으로 선수지원을 받는 러시앤캐시(현 OK저축은행) 1라운드 2순위부터 6순위 지명권을 우선 행사했다. 러시앤캐시는 이변 없이 당시 경기대 주축 멤버였던 송명근·이민규·송희채·김규민(현 삼성화재) 등을 연달아 뽑았다.
◆신인티 벗어내고 주력선수로 자리매김
정지석은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이 지명했다. 이들은 모두 현 소속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대표팀에서도 이제는 핵심 전력이 됐다.
2013-14 드래프트 동기들은 올 시즌이 프로 5년 차다. 전광인은 토종 거포로 한국전력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는 공격 뿐 아나라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신 전 감독과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전)광인이는 후위에 있을 때 수비와 디그에서 큰 보탬이 된다"며 "광인이의 가치는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 더 빛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신 전 감독은 "현역 선수시절 공수에 모두 능했던 신진식(현 삼성화재 감독)과 가장 닮은 선수가 전광인"이라고 할 정도다.
송명근·이민규·송희채는 개인 기량 뿐 아니라 팀 성적으로도 V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셋은 V리그 데뷔 시즌이던 2013-14시즌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러시앤캐시는 선전했으나 최하위(7위)에 그쳤다, 신생팀의 한계였다.
그러나 한 시즌을 보낸 셋은 성장했다. OK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단 뒤 2014-15·2015-16시즌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두 차례 모두 플레이오프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고 OK저축은행은 각각 삼성화재(2014-15시즌)와 현대캐피탈(2015-16시즌)을 제쳤다.
실업시절을 거쳐 V리그까지 전통의 명문이던 두 팀은 OK저축은행과 송명근·이민규·송희채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눌렸다.
◆예비 FA, 주가를 높여야할 시간
정지석은 V리그에서 흔치않은 고졸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 실업 시절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V리그까지 한국남자배구를 대표하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철우(현 삼성화재) 이후 고졸 선수가 V리그 코트에서 뛴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정지석은 소속팀 대한항공의 바람대로 성장했고 이제는 주전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그는 올해 성인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나이가 어리지만 구력도 이제는 제법 쌓였다.
송희채는 전광인·송명근·이민규 등과 비교해 주목을 덜 받았지만 보조 레프트 자원으로 쏠쏠하게 활약 중이다. V리그 사령탑이라면 누구나 러브콜을 보낼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전광인·송명근·이민규 등 2013-14시즌 드래프트 동기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셋은 "아직은 최상급 선수라고 평가받기에는 한참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코트에서 더 나은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2013-14시즌 드래프트 동기들은 코트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성취동기는 분명하다. 전광인·송명근·이민규·송희채 등은 올 시즌 종료 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한 시즌 먼저 V리그에 데뷔한 2012-13시즌 드래프트 입단 선수들과 함께 FA가 된다.
각팀 상황에따라 FA 연쇄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 종료 뒤 V리그 출범 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오프시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어'급을 비롯해 '준척급'도 대거 FA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정지석은 고졸 신분으로 V리그에 왔기 때문에드래프트 동기와 비교해 한 시즌을 더 뛰어야한다. 그는 2018-19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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