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나에게는 분명한 자부심이 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고의 명장이다. 2004년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한 뒤 올 시즌까지 총 1천648경기에 출장해 880승30무738패를 기록했다.
1군에서 보낸 13시즌 동안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간 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두산 감독직에서 물러났던 2011년(57G 23승2무32패)과 NC의 1군 진입 첫해였던 2013년(52승4무72패) 두 번뿐이다. 신생팀을 빠르게 강팀으로 조련해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분명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는 아직 풀지 못한 우승의 '한'이 있다. 선수로서는 프로야구 원년이었던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의 주전 포수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감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에는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만은 아직 들어 올리지 못했다. 두산 시절 3차례(2005·2007·2008), NC 사령탑을 맡은 이후에는 지난해 두산에 무릎을 꿇었다. 무려 4차례나 정상을 눈앞에 둔 채 무너지며 2인자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김 감독은 16일 참석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2등만 수차례 해본 사람의 쓰라린 가슴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잘 모를 것"이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NC와 더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고 싶다'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덕담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2인자의 아픔'에 대해 솔직하게 언급했다.
김 감독은 이어 "작년에는 허망하게 두산에게 무너졌다. 올해는 그러고 싶지 않다.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두산과 김 감독에게 배울 것은 배우면서 멋진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는 승부욕도 함께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내 마음 한 구석에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부심'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다만 첫 감독 자리에 오른 두산에 이어 신생팀 NC를 단기간에 강팀으로 발돋움시켰다는 자부심이 이면에 깔려있는 듯했다.
김 감독이 올가을 '자부심'과 더불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커리어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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