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항상 고맙죠"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29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팬들의 응원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쩌면 탈락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던 28일 수원 경기. kt 위즈와 경기에서 LG 팬들이 대거 찾아 경기장 3루 한 켠을 메웠다. 아주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kt와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그만큼 많은 수의 팬들이 찾았다.
이 팬들의 성원 덕이었을까.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는 장단 18안타를 만들어내면서 kt를 15-6으로 완파했다. 직전 맞대결이던 지난 19일 경기에서 9회에만 9점을 내주며 문자 그대로 '와르르' 무너졌던 LG로선 시원한 승리였다.
여기에 5강 다툼을 그나마 마지막까지 미궁으로 밀어넣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양 감독은 이 경기가 끝난 후 "많은 팬들이 찾아와야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도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했다.
비단 이날만은 아니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는 날이면 늘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기든 지든 경기장을 찾아주는 팬들에 대한 예우가 늘 담겨있었다.
현장에 응원을 와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갚을 길은 오로지 승리 뿐이다. 양상문 감독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타구장 소식은 신경 안 쓴다.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는 말로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날 인천에서 벌어지는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SK가 1승을 거둘 경우 LG는 이날 두산에 이기든 지든 완전한 패퇴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그 어떤 때보다 이날은 더욱 비장함이 감돌았다.
선발로 내정된 헨리 소사는 3이닝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5회 3점을 내주긴 했지만 LG도 곧바로 한 점 만회했다. 1-5가 된 7회 소사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지만 LG는 다시 8회 2점을 추가로 내며 3-5까지 쫓아갔다. 분명 사정권이었다.
하지만 힘이 모자랐다. 9회말 LG는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패배의 쓴맛 그리고 가을 야구 탈락의 씁쓸함을 동시에 맛봤다. 이날도 경기장엔 2만2천246명의 관중이 찾았다. 이 가운데 절반은 LG의 가을 야구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씁쓸한 기분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LG의 한 시즌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