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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거취 거론…최강희 의도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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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전 패배 후 "거취 심각하게 고민", 선수단 긴장감 높이기 해석도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최강희(58) 전북 현대 감독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최 감독은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김호남에게 극장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한 뒤 고개를 떨궜다.

이날 경기는 미드필더 정혁의 골로 1-0으로 이기고 있다가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퇴장당하면서 주민규와 김호남에게 역습으로 실점하며 패했다. 이겼다면 1위 독주가 가능했지만 승점 60점에 머무르며 2위 제주 유나이티드(57점)에 3점 차이로 쫓기게 됐다.

승리했다면 최 감독의 단일팀 통산 최단 기간 200승에 전북의 1위가 굳어지는 상황이었지만, 패배로 한 치 앞을 바라보기 어렵게 됐다.

경기 뒤 최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발언을 흘렸다. 그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올 시즌 나의 거취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팀이 안정되고 우승 윤곽이 나오면 말하려고 했다. 상위 스플릿 전까지 우승 윤곽을 내려 했는데 다시 정비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최 감독의 발언에는 많은 것이 함축된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올해 시작부터 꼬여 있었다. 지난해 터진 '심판 매수' 파문으로 올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 과정에서 최 감독의 동반자였던 이철근 전 단장이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전관왕을 노렸던 전북에는 치명타였다. 설상가상으로 FA컵 32강전에서는 천적 부천FC 1995(챌린지)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2관왕 꿈도 물거품이 됐다.

정규리그에만 올인하게 됐지만, 생각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5월까지 결과 중심의 경기를 치러야 했다. 6월을 넘기고서야 본궤도에 올라왔고 1위를 질주했지만, 매수 파문의 당사자였던 스카우트 A씨가 6월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출입구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 감독을 만난 뒤 벌어진 일이라 모두에게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다. 친분이 깊은 측근 A씨의 죽음에 최 감독의 책임론이 커지는 등 자신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세간의 냉랭한 시선을 두고 최 감독은 냉정함을 유지하며 팀 분위기 수습에 열을 올렸고 신예 김민재를 키워냈다. 국가대표까지 보내는 등 지도력을 보여줬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종료되고 선수들이 팀으로 복귀하면서 경기력도 다시 좋아지는 모양새였다. 취재진을 만나서도 특유의 농담을 던지는 등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런데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던 상주에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상대 전적 13전 무패(10승 3무)가 날아갔다. 최 감독은 거취 문제에 대해 "경기를 졌기 때문에 선수단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시기를 봐서 말을 해야 될 것 같다"며 더는 표현하지 않았다.

느닷없는 거취 발언을 두고 구단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북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감독의 사생활을 모두 알기는 어렵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구단에도 따로 통보하지 않았다"며 놀랍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최근까지도 내년 시즌 선수단 운영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그래서 더 뜻밖이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최 감독은 지난 2005년 7월 전북에 부임했다. 지난해 2월 국내 최고 대우로 2020년까지 재계약하는 등 K리그 최장수 감독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사퇴 가능성에 대해 구단 한 관계자는 "알 길이 없다. 모든 것은 감독님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분석도 있다. 긴장의 끈을 조여 선수단의 집중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최 감독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 감독은 길게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함축적인 한마디로 선수들 스스로 알아채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진짜 사퇴 의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했다.

전북은 대표팀에 6명이 선발된 바 있다. 복귀 후 강원FC와의 첫 경기에서는 4-3으로 어렵게 이겼다. 주전의 절반이 대표팀에 차출됐으니 제대로 훈련이 되지 않았을 터, 이어진 포항과의 경기에서 4-0으로 이겼지만, 상주에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며 리그 관리에 어려움이 생겼다. 선수들의 경쟁심을 높이면서 우승 목표라는 도전 의식을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점도 절묘하다. 전북은 향후 대구FC(홈)-수원(원정)-제주(원정)로 이어진다. 대구는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고 수원, 제주는 늘 까다로운 상대였다. 특히 제주에는 지난 5월 홈에서 0-4, 7월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제주의 전력이 전북 못지않은 데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8승 2무)로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 중이다. 3경기를 앞두고 긴장감 조성을 통한 위닝 멘탈리티를 심기에 충분하다.

전북의 한 선수는 "경기 전·후에도 감독님이 일체 거취에 대한 말을 꺼내시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놀랐다. 선수들도 어제(21일) 휴식일이어서 다들 무슨 뜻인지 각자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남은 경기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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