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억울한 망자가 복수를 위해 돌아온다. 아들에게 전세금을 전해주려다 강도 피해를 당해 세상을 떠나게 된 중년의 여성 명숙이 7년 뒤 세상에 다시 나타난다. 세계 89번째, 국내에선 처음 발생한 희생부활자(RV)가 바로 명숙이다. 그런데 공격한 대상은 자신을 찌른 강도가 아니다. 올곧고 바르게 살아 온 아들, 검사 진홍이다. 이들 사이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 제작 ㈜영화사신세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과 배우 김래원, 김해숙, 전혜진, 성동일이 참석했다.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희생부활현상(RVP)이란 억울하게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와 범인을 응징하고 소멸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김래원은 희생부활자(RV)인 엄마의 공격을 받고 엄마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쫓는 검사 진홍 역으로 첫 스릴러 연기에 도전했다. 김해숙은 강도에게 살해당한 후 7년 만에 살아 돌아온 엄마 명숙으로, 성동일은 국내 첫 희생부활현상(RVP)에 관한 정보를 통제하고 사건을 은폐하려는 국가정보원 요원 영태로 분했다. 전혜진은 희생부활자(RV) 명숙이 아들을 공격하자 7년 전 사건의 진범으로 진홍을 의심하는 경찰 수현을 연기했다.
김래원과 김해숙은 영화 '해바라기',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 이어 '희생부활자'에서 세 번째 모자 연기를 펼쳤다. 남다른 인연이다. 이날 김래원은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내 연기보다는 엄마 김해숙 선생님의 명연기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해숙은 "역시 내 아들"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희생부활자' 시나리오를 본 김래원은 애초 엄마 역에 김해숙을 떠올렸다. 그는 " 처음 시나리오 보고 엄마 역을 '우리 엄마(김해숙)'가 해주실 시간이 있으려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나에게 래원이는 아들 같다. 서로 연락을 안하고 지내도 항상 마음 속 한구석에 있다"며 "김래원도 그렇더라. 사랑의 깊이가 그렇지 않나. 10년 안 보고 봐도 똑같은 마음으로 엄마라 부를 수 있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느와르 장르 영화 '친구'부터 수사물과 휴먼드라마를 결합한 '극비수사'까지, 다채로운 영화들 안에 이야기를 녹여 온 곽경택 감독은 도전적인 소재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감독은 영화가 설정으로 삼은 희생부활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현상은 원안을 쓰신 작가가 설정한 세계관"이라며 "희생당한 사람들이 부활한다는 콘셉트이고 저 나름의 상상을 더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에서 자신을 죽인 범인이 사법 처리되지 않은 상황의 희생자들이 몇년 후 나타나 물리적 복수를 하고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정에서 한국에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상황을 그렸다"고 답했다.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알리면서는 "'극비수사'를 마치고 다음 작품 소재를 찾던 와중에 여동생 곽신애 대표에게 좋은 작품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모든 감독이 처음에 읽고 좋아하다 중간에 다 포기하는 작품이 있는데 읽어볼래?'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읽어보는데 절반까지 굉장히 재밌다가 뒤는 제 생각과 달라 덮었다. 나머지는 상상력으로 채워 이야기를 만들었다"며 "다행히 그에 동의해준 분들이 있어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를 비롯해 많은 작품들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머니 역을 소화했던 김해숙은 '희생부활자'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로 관객을 만난다. 그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시나리오를 처음에 받고서는 충격적이라서 읽다 덮었다. 다시 읽어보니 과연 우리나라에 이런 완벽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나온 적이 있던가 싶더라. 없던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영화를 많이 봤지만 이 영화는 반전에 반전, 너무 푹 빠져서 읽었다"며 "내게서 나온 굉장히 의외의 모습이지만 열심히 재밌게 흥미롭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성동일은 곽 감독과 처음 연기 호흡을 나눈 때를 떠올리며 "감독에게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했다. 전체적 흐름은 감독이 잘 아실 것 아닌가. 의상까지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돌잔치 이후 내 의지대로 해본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나는 그만큼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해 특유의 재치를 드러냈다.
전혜진은 "전작 '사도'에서 김해숙 선배와 (오래 연기할 수 없어) 못내 아쉬웠었다"며 "이 영화를 하신다고 해서 너무 좋았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성동일 선배도 잠깐 뵙긴 했는데 작업할 때는 어떻게 하시나 굉장히 궁금했다"며 "곽경택 감독님은 워낙 대가 아닌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래원에 대해선 "여성들이 왜 좋아할까 궁금했는데 팬으로서 궁금증이 풀렸다. 아주 좋았다"고 답했다.
영화는 오는 10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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