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모든 것이 유재명이 빅픽처였다. 조승우는 적폐 청산에 성공했고 특검에 복귀해 잔잔한 미소로 엔딩을 장식했다. 과정은 어려웠지만, 정의에 대해 깊은 의미를 되새긴 완벽한 결말이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 극본 이수연)' 마지막회에서는 죽음으로 비리를 고발한 창준(유재명 분)의 마지막과 부패한 세력을 처단하는 황시목(조승우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모든 사건에 대해 고백한 창준은 "뿌리쳤어야 했다. 후회된다. 그 한 번의 판단착오가"라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수갑을 차고 수형번호를 가슴에 달고 이리저리 끌려 다닐거다. 후배 검사들에게 추궁 받으면서. 패잔병이 돼 포로로 끌려다니느냐 전쟁에서 사라지느냐"라며 황시목 앞에서 투신 자살했다. 이창준은 숨이 끊어지기 직전 자신을 믿고 따랐던 후배 검사 서동재(이준혁 분)에게 "아직 기회가 있어. 이 길로 오지마"라며 진심 어린 유언을 남겼다.
창준이 시목에게 남긴 편지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회한과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창준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바꾸어야 한다. 판을 뒤엎어야 한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라고 했다.
황시목은 이창준이 남긴 비리 증거자료를 토대로 이윤범(이경영 분)을 향해 칼날을 겨눴다. 그러나 이윤범은 마지막까지 모든 죄를 이창준에게 돌리며 무죄를 주장했다. 황시목은 그러나 결국 이윤범은 물론 고위공직자들을 구속시키며 적폐 청산에 나섰다.
뉴스에 출연한 황시목은 "눈 감아주고 침묵하니까 부정을 저지르는 거라더라. 누구 하나 부릅뜨고 짖으면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검찰은 실패했다. 우리 검찰 더 이상 부정한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에게 헌신하겠다. 책임지겠다. 더욱 공정할 것이며 더욱 정직할 것이다. 이런 괴물 안 나오도록 우리 검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리 검찰 모두가 공범이다. 이 자리를 빌어 사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렸다"고 사과했다. 우리 사회의 여러 사건들과 맞물려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약속이기도 했다.
황시목은 굵직한 결과물을 냈지만 남해로 발령 받았고, 한여진은 승진했다. '사이다 결말' 뒤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창준의 죽음으로 회개한 듯 보였던 서동재는 황시목의 자리에 앉아 비열함을 드러냈고, 이윤범은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를 노렸다. 부패한 세력들의 존재는 계속 됐다.
황시목은 총리 수사를 위해 다시 특임검사로 발탁됐고, 한여진이 그려준 자신의 얼굴을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시즌2에 대한 여운과 기대감을 품은 엔딩이었다.
'비밀의 숲'은 '검찰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내세웠지만,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이라는 큰 줄기 아래 장르물과 추리물의 신선한 결합으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 범인을 유추하는 과정에서 구멍 없는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 스토리는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무엇보다 조승우와 배두나를 포함한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완벽하게 캐릭터에 녹아들며 완성도를 높였다.
조승우는 뇌수술로 인해 감정을 잃은 왕따 검사라는 특별한 캐릭터 황시목을 연기했다. 감정의 변화가 없는 인물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섹시목'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배두나와 신뢰를 쌓으며 공조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로봇 같던 시목이 안타까운 현실에 분노하고, 때로는 웃음을 짓는 모습은 흐뭇했고, 정치적인 흔들림 없이 비리를 파헤치는 모습은 사이다처럼 시원했다. 배두나가 연기한 한여진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열혈 형사로, 피해자들의 아픔에 배려하고 공감하는 따뜻한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두 배우의 조합을 다시 한 번 보기를, 시청자들은 시즌2 제작을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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