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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보강 없이…수원의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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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 "울고 싶다"며 한탄…구단은 요지부동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에 '복지부동'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감독은 "선수 영입 좀 해달라"고 외치는데 구단은 대충 시간만 보내는 분위기다. 군대에서 전역하는 선수로 버티면 된다는 안일함으로 가득하다.

수원은 12일 하위권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3-0으로 승리했다. 조나탄이 2골 1도움, 염기훈이 1골 1도움 등 투톱이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순위는 생각보다 낮은 4위다. 승점 33점으로 2위 울산 현대(35점)와는 2점 차이지만 1위 전북 현대(38점)를 추격하기에는 벅차 보인다. 3위 강원FC(33점)에 다득점에서 두 골 뒤져 4위다.

놀라운 것은 시도민구단인 강원의 분전이다. 강원은 올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로 정조국, 이근호, 이범영, 문창진, 오범석 등 대대적인 선수 영입에 나섰다. 임금 지급 논란 등이 상존하지만 조태룡 대표가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며 영입에 나섰기 때문에 성적 자체가 돋보인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한국영을 끌어들이고 외국인 선수도 과감하게 교체하는 등 결단력을 보였다.

경쟁 구단들도 선수들을 보고 있다. 부상을 당했지만 FC서울은 이명주와 이란 출신 칼레드 샤피이를 영입했고 포항 스틸러스도 김승대를 복귀시켰다. 울산 현대도 새 외국인 공격진을 완료했고 전북 현대는 시장 분위기를 계속 보고 있다. 시민구단 광주FC는 북아일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니얼 맥긴과 브라질 출신 완델손을 영입하는 등 팬들에게 이적 시장에서 보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려줬다.

그러나 수원은 다르다. 시즌 중 이정수가 은퇴를 선언하며 구단을 뛰쳐나갔고 민상기가 군 복무로 사라졌다. 양상민은 부상 재활 중이다. 선수들의 이탈이 이어진 가운데 구단은 어떤 목표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한 시즌을 흘려보내는 데만 급급하다. 유스 출신 공격수 유주안이 등장한 것에 기쁨을 표현하는 정도다.

성적이 곤두박질치거나 기대보다 낮으면 모든 책임은 지도자가 안고 가야 한다는 점을 수뇌부가 모를 리 없는데도 조용하다. 오히려 공격수 김종민이 경험을 쌓는다는 명목으로 일본 J2리그(2부리그) 오카야마 파지아노로 6개월 임대를 떠났다.

이 때문에 서정원 감독은 플랫3 중심의 수비로 버티고 있다. 어디까지나 고육지책이다. 매튜 저먼, 구자룡, 곽광선으로 수비를 짜고 있다. 경고누적으로 누군가가 빠지면 중앙 미드필더 이종성이 수비라인으로 내려온다. 조원희를 수비로 써봤지만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어색함을 보였고 강원FC전 자책골로 제 위치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서 감독은 수비수 영입에 대해 이미 5월부터 언급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들을 살펴 영입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실제 이적 시장에서 수원이 수비수를 보고 있다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 사이 시장에 있던 수비수들은 하나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9월 말 수비형 미드필더 김은선과 중앙 수비수 조성진이 아산 무궁화(경찰청)에서 전역한다. 이들을 기다리기 위해 수비 보강을 하지 않는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오기까지는 60일 넘는 기간에 리그 12경기와 FA컵 8강 1경기가 있다. 승점이 무려 36점이나 된다. 수원이 경영 긴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선수 한 명 뽑지 못해 애를 먹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경기 일정은 빡빡하다. 승점을 벌기도 쉽지 않다. 하위권 팀이 상위권을 잡는 경기도 나오고 있다. 서 감독은 "지난해까지 내 머리에는 플랫4만 있었지만, 수비수 부족으로 시도가 어렵다. 염기훈을 최전방에 배치한 것도 수비를 살리기 위한 전술 변화였다"며 최대한의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서 감독은 "매 경기 수비진 구성이 전쟁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더운 여름 성적은 선수층에 의해 갈린다는 것이 K리그의 오랜 상식이다. 서 감독의 소박한 소원이 이루어질까.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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