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배우 송일국이 연극 '대학살의 신'(연출 김태훈)으로 소극장 무대 공포를 씻어냈다.
송일국의 무대 공연 도전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1년 연극 '나는 너다'에서 안중근으로 분했고, 지난해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뮤지컬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올해, 송일국은 연극 '대학살의 신'으로 돌아왔다. 공연에서 송일국은 욱하는 성격의 가정용품 도매상이자 피해자 아들의 부모 미셀 역을 맡았다.
"소극장 공연, 그중에서도 가벼운 코미디물을 하고 싶었어요. 원하는 시기에 정말 원하는 작품이 들어왔죠. 아내는 '하늘에서 당신을 위해 커리큘럼을 짜주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또 지금껏 세작품을 했는데 모두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됐어요. 너무 영광이에요."
연극 '대학살의 신'은 아이들의 싸움으로 마주하게 된 양가 부모들의 모습을 통해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은 작품. 뮤지컬 1세대 스타 남경주와 최정원이 알렝과 아네뜨 부부를, 송일국과 이지하가 미셀과 베로니끄 부부를 연기한다.
소극장 공연은 관객을 바로 눈 앞에서 대면해야한다. 송일국은 과거 연극공연의 트라우마로 첫 공연 전까지 두려움에 떨었다고. 하지만 송일국은 공연 첫날 "그분이 오셨다"고 했다. 그만큼 만족스러웠고, 그간의 두려움을 모두 털어냈다.
그는 "첫날 관객 반응이 대단했다. 첫 대사부터 터졌고 마지막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곧 "둘째 날 공연에선 웃음이 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간 송일국과 미셸은 닮은점이 많아요. 그래서 연출님은 '뭔가 구축하려고 하기보단 날 감싸고 있는 것을 벗으라'고 하더군요. 극중 성격장애를 가진 인물인데,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으로 연기하고 있어요(웃음). 살을 찌우라는 말에 원없이 야식도 먹고 있어요. 요즘은 '만두요정'으로 불려요."
극중 송일국은 아내 베로니끄와 말꼬리를 잡으며 부부싸움을 펼친다. 두 사람의 찰진 대사와 쉼 없이 받아치는 썰전은 기혼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정작 그는 결혼생활 10년간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고.
그는 "아이들 때문에 언성을 높여 싸움을 한 적이 없다. 도리어 싸우기 전에 극존칭을 쓰는 편이다"라며 "그래선지 부부싸움 씬이 기다려진다. 소리를 지르다보면 속이 다 후련하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송일국은 세 아들의 아버지다. 대한민국 전국민이 아는 대한, 민국, 만세의 아버지다. 그런 그가 연극에서 피해자의 부모로 분했다. 남일 같지 않을 터다.
그는 "아들 삼둥이 임신 사실이 보도된 이후 한 드라마 PD님이 충고를 해줬다. '앞으로는 경찰서 가서 합의 볼 줄도 알아야 하고, 피해자 부모를 만나서 빌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극 '대학살의 신'을 보러올 예비 관객들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선사하는 작품"이라며 "꼭 보러오라"고 추천했다.
"어떤 분들이 보셔도 서로 다른 걸 느끼실 수 있는 작품이에요. 특히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송일국의 조합은 이번이 마지막일 거에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웃음)."
한편, 연극 '대학살의 신'은 7월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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