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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이제훈 "매 작품마다 벼랑 끝에 있는 느낌"(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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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는 28일 개봉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작품을 할 때마다 벼랑 끝에 있는 느낌이에요. 매 작품을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신중하게 선택해요"

배우 이제훈이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까다롭다. 이번에는 영화 '박열'을 선택했다. 실제 인물 박열을 표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연기했다. 이제훈은 이 영화가 자신의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 제작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제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박열은 1919년 3.1 운동 당시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일제의 폭압에 분노를 느끼고 일본 도쿄로 건너가 적극적으로 투쟁했던 인물이다. 박열은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무정부주의자이기도 하다.영화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 속 실제 인물, 박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이제훈은 간토 대학살이 발생했던 1923년 당시, 일본 제국의 한복판에서 항일운동을 하며 남루한 생활을 하지만 조선인을 조롱하는 일본인에게 칼을 휘두르는 등 기세만은 당당했던 인물이다.

이제훈은 영화 '파수꾼'으로 주목을 받은 후, 영화 '고지전', '건축학개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왔다. 특히 드라마 '시그널'', '내일 그대와' 등에 출연, 여심을 흔드는 로맨틱한 모습을 연기했다. 이제훈은 '박열'에서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외모 분장에 대해 묻자 이제훈은 "처음에 촬영장에 있는 분들도 저를 못 알아봤다"며 "이 모습으로 연기했을 때 '나라는 사람이 지워지고 온전히 박열이라는 인물에 투영될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껏 그런 이미지는 제게 없었고 앞으로도 재연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영화에서는 일본어 대사가 50% 이상 차지한다. 이제훈은 다른 배우들이 일본어로 하는 대사를 계속 들으며 촬영장에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공판장 장면을 타국의 언어로 대사하면서 연기하는 것은 어려웠다.

"공판장 대사가 잘 안 돼서 멘붕이 왔어요. 실제 공판장에 서있는 꿈을 꿨는데 5초밖에 안 된 시간이 마치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 순간 꿈에서 깨고 막 눈물이 났어요. 공판장 장면을 찍는 날이 다가올수록 긴장됐어요. 대사를 계속 현장에서 읊조리니까 함께 있던 배우들이 그만 좀 하라고 했어요. (웃음)"

영화는 저예산으로 촬영됐다. 그래서 하루에 많은 양을 찍어야 했다. 이제훈은 "하루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고강도로 집중해야 했다"며 "특히 뒷머리에 부분가발과 인중에 수염을 붙여야 했는데 한 번 흐트러지거나 망가지면 수정하는 게 오래걸린다. 그래서 현장에서 먹는 걸 되게 조심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분장 때문에 먹지 못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말라가는 박열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먹지 못했다. 실제 박열은 22년 2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영화는 초췌하고 말라가는 박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 막바지에는 폐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먹지 않았어요. 한 달 간 쌀을 쳐다보지도 않았죠. 밥차 때문에 괴롭더라고요. 제 얼굴이 음푹 패여 들어가는 걸 촬영 막바지에 봤었는데 스스로가 불쌍했던 거 같아요.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죠. 6kg 정도 빠졌어요"

그만큼 박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제훈은 "박열이라는 인물에 끝까지 다가가고 싶었다"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박열이 느꼈던 고통과 순간의 느낌, 삶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박열을 온전히 느꼈으면 하는 이제훈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맞기도 많이 맞았고 부상도 당했다. 하지만 이제훈은 영화에서 자신을 "혹사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러 각도의 컷을 찍으면서 박열이 겪는 장면을 온전히 표현되길 바랐어요. 맞는 신에서는 상대 배우에게 저를 무자비하게 밟아달라고 했죠. 감독님도 걱정하셨는데 '제가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맞는 거 잘해요'라고 말했어요. 그게 감독님의 연출 방식과도 맞았고요. (웃음) 한 번은 귀쪽을 잘못 맞았는데 정신을 못 차리는 줄 알았어요. 촬영장에서는 괜찮다고는 말했는데 집에 가는 길에는 헛구역질 하고 머리가 되게 아프더라고요. (웃음)"

앞으로 많은 흥행 기대작들이 개봉한다. 영화 흥행 걱정을 하느냐 물었더니 이제훈은 "걱정이 되긴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치와 메시지는 흥행 자체만을 두고 말하기 어렵고 조심스럽다"며 "관객들이 여태껏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영화를 통해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만큼 이 영화는 의미있다"고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제훈은 배우를 꿈꾼 후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들을 마음 속에 리스트로 만들어 놓았다. 이준익 감독도 그 리스트 안에 포함돼 있었다. 이제훈은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준익 감독님 작품에서 연기하게 돼서 너무 기뻤어요. 감독님을 통해 (작품에 대한) 무거운 감정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숨통이 트인 느낌이었죠. 또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펑펑 울기도 했어요. 연기를 마치고 스태프들을 보는데 '저 분들이 나를 만들어 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편,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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