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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김민희 신작 칸 첫 선, 이번에도 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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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의 카메라', 감독과 배우의 자전적 이야기 엿보여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홍상수 감독이 칸에서 첫 공개된 새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를 통해 또 한 번 젊은 여성과 중년 영화 감독의 이야기를 그렸다. '불륜 스캔들' 이후 열애를 인정했던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이번에도 자전적 내용이 반영된듯한 영화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21일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에서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가 기자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됐다. 지난 2016년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당시 칸에서 촬영됐던 영화는 올해 특별상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현지 관객을 만난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고등학교 파트 타임 교사이자 작가인 클레어(이자벨 위페르 분)가 하루 아침에 영화 세일즈 회사에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 분)와 회사 대표 양혜(장미희 분), 영화 감독 완수(정진영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세계 영화계에서 사랑받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외에도 스캔들 후 열애를 인정한 홍 감독과 김민희가 함께 한 세 번째 영화라는 사실로 주목받아왔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네 번째 영화 '그 후'가 올해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돼 첫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클레어의 카메라'가 먼저 칸 관객을 만났다.

영화는 칸 필름마켓에 출장 차 방문한 영화사 직원 만희가 회사 대표 양혜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으며 시작된다. 양혜는 5년 간 함께 일한 만희를 "정직하지 않은 사람 같다"는 이유로 해고하면서 왜 만희를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에 대해선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양혜와 영화 감독 완수의 대화를 통해 만희의 해고 사유를 짐작할 수 있다. 술에 취한 완수와 만희는 즉흥적인 하룻밤을 보냈다. 그리고 양혜는 완수와 연인 관계다.

당장 프랑스를 떠나라는 대표의 말을 들은 만희는 상실감과 분노에 휩싸인다. 칸에 잠시 더 머물기로 결정한 그는 파리에서 온 교사이자 시인 클레어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사진 찍기를 즐기는 클레어는 만희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해 그를 렌즈에 담는다. 두 사람은 한국 음식을 함께 먹고, 만희의 숙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등 조금씩 가까워진다.

클레어는 만희 뿐 아니라 영화를 선보이려 칸에 온 완수, 만희의 전 상사 양혜도 마주친다. 양혜와 완수, 만희는 클레어가 담은 서로의 모습을 본다. 양혜는 서울로 떠나지 않고 칸에 머물고 있는 만희가 못마땅하고, 완수는 만희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낀다.

'불륜 스캔들'로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일각의 싸늘한 시선에도 자전적 내용을 담은듯한 영화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물론 홍 감독은 김민희와의 첫 작업 이전에도 중년 남성 감독과 20~30대 여성의 로맨스를 자주 다뤄왔다. 그는 김민희와 함께 작업한 두 편의 영화에 이어 '클레어의 카메라'에서도 종종 '부적절한 관계'로 표현되는 남녀의 관계를 그렸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기혼 남성과 미혼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영화 속 완수와 양혜의 관계는 부부보단 연인에 가까워보인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허세에 차 있는 남성 캐릭터들을 향해 종종 뼈 있는 말들을 날렸던 김민희는 이번에도 묘한 대사들을 남겼다. 신인 여성 감독이 "아직 영화를 만들만큼 성숙한 지 모르겠다"고 토로하자 만희가 "누군 성숙해서 영화 만드나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 예다. 메이크업을 한 채 짧은 반바지를 입은 만희를 향해 "이렇게 해서 싸구려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니"라며 우스운 훈계를 하는 완수의 모습은 홍 감독의 영화에서 빠짐 없이 등장했던 유아적 남성 캐릭터의 변주다.

한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이자벨 위페르, 정진영은 이날 진행된 '클레어의 카메라' 포토콜에 함께 참석했다. 감독과 김민희는 오는 22일 열릴 '그 후' 공식 기자회견과 프리미어 행사에도 동반 참석한다.

조이뉴스24 칸(프랑스)=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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