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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내 외모 수더분, 연기 게을리할 수 없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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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 했던 '힘쎈여자 도봉순', 수개월 간 기다린 이유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도봉순은 예쁘지 않아 좋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예쁜 척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부담감은 덜했죠."

박보영의 말처럼, '힘쎈여자 도봉순'은 예쁜 척하지 않아 더 예뻤다. 자그마한 체구에 괴력을 갖고 있어 애칭도 '킹콩'이었다. 강자 앞에서 기죽지 않고, 정의로움을 이야기 했다. '뽀블리' 박보영이 연기하니 기존의 여성 히어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덧입혀졌다. 여성 히어로와 러블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으로 도봉순이 탄생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주인공 도봉순 역할을 맡은 박보영을 19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원섭섭하다"하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종영 소감으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박보영이 수 개월을 기다린 작품이었다. 대본을 보고 도봉순에 반했고, 캐스팅을 확정 지었다. 드라마 편성도, 남자 주인공도 모두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오로지 작품만 봤다. 캐스팅 난항 끝에 남자주인공 박형식을 만났고, 고마운 마음으로 작품을 시작했다. 그런 박보영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 16일 종영한 '도봉순' 마지막회는 8.95%를 기록, JTBC 드라마 중에서는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자고 일어나면 시청률이 올랐고, 배우들의 연기는 내내 화제가 됐다.

박보영은 "촬영장에 가면 다들 하루종일 시청률 이야기만 했다. 얼굴도 너무 밝았다. 한 번은 JTBC 사장님과 국장님이 와서 맛있는 밥차를 현장에 선물했다. 국장님이 '사람이 계속 욕심이 생긴다. 이만큼 나오니, 우리도 이제 두자리수를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못 들은 척 했다. 감독님과 눈을 마주친 다음에 '하던 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고 웃었다.

박보영은 "영화의 흥행이나 드라마의 시청률은 우리의 손을 떠났다. 세박자가 맞아야 한다. 사실 나도 그 세박자를 모른다"라며 "시기도 중요하고, 기운이라는 것이 있다. 남자 배우가 결정이 쉽게 되지 않던 드라마였는데, (박)형식 씨를 만나려고 그랬던 것 같다.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박보영은 '도봉순'의 타이틀롤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었다. 부담감은 컸지만, 드라마의 캐릭터에 이끌렸다. 힘 센 도봉순에 감정이입이 됐고, 대리만족 했다.

박보영은 "초고가 나왔을 때 도봉순은 예쁘지 않은 아이였고, 사투리도 쓰고, 지금보다 더 셌다. 예쁘지 않아서 좋았다. 현실에서는 제가 체구도 작고, 키도 작으니까 주변에서 해주려고 한다. 그게 싫어서 '제가 할거예요' 하는 것이 있었다. 봉순이를 보면서 '내가 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여자 캐릭터가 수동적이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무슨 소리냐. 도봉순은 참 예뻤다'는 취재진의 말에 박보영은 "촬영 감독님이 예쁜 각도를 많이 찾아주셨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원래 저보다 예쁘게 나온 것 같다. 난 화려하고 도시적으로 생긴 사람들이 너무 예쁘고 좋다. 나는 수더분하게 생겼다. 시상식 가면 작아진다"고 셀프(?) 디스를 했다. 과거 송혜교를 보고 예쁘게 생겨 감탄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털어놓으며 "전 연기를 게을리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보영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뽀블리'를 다시 입증했다.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이미지 덕분에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한 때는 '왜 내가 뽀블리일까' 의문스러웠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게 됐다고.

"'과속스캔들'에서 저는 미혼모였고, 아들을 지키겠다는 억척스러움이 컸어요. '늑대소년'에서도 병약하고 까칠한 이미지였어요. 사랑스러운 역할을 안 했는데, 왜 나를 밝게 생각할까 궁금했어요. 난 걱정, 근심이 많아요(웃음). 대중들이 나에게 원하는 모습이 그런 모습인가. 드라마를 하게 되면 마음껏 밝고 마음껏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오 나의 귀신님'을 만나서 모든 걸 하니까 좋아해주더라. 내가 이걸 벗어나려고 하기보다 받아들이려고 하는 부분이 있구나 느꼈죠. 영화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시도를 많이 했다면,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충족 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도봉순'은 내가 원하는 것과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잘 섞여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운이 좋았죠."

박보영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 드라마 안에서는 다했다. 멜로, 가족드라마, 코미디, 액션 모두 너무 재미있었다"라며 "그래도 다음에는 좀 쉬운 걸로 하자는 교훈을 얻었다. 생각보다 힘들더라"고 말했다.

박보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마음이 끌리는 작품으로 복귀하고 싶다고. 다음 작품에서 박보영은 또 어떤 캐릭터를 만나게 될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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