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포수는 경기를 뛰면서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KBO 리그가 출범한 1982년 OB 베어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불사조' 박철순과 함께 원년 우승을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에는 홍성흔·용덕한·양의지 등을 기용하며 두산을 포수 왕국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NC 감독 부임 이후에는 유망주였던 김태군을 1군 주전 포수로 성장시켰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볼배합'과 관련해 자신만의 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 팀은 경기 중 포수에게 볼배합과 관련된 사인을 내지 않는다"며 "포수 스스로 생각하고 강해져야 선수에게 발전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난 8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NC 주전 포수 김태군 대신 백업 포수 박광열이 9번 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했다. 김태군의 체력 안배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박광열에게는 경기 경험이 필요했기에 내려진 조치였다.
박광열은 이날 공·수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타격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수비에서는 블로킹과 포구에서 몇 차례 실수를 범했다. 3회말 무사 2·3에서 NC 선발 구창모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제대로 블로킹하지 못하면서 한 점을 내줬고 4회와 6회에도 포구 미숙으로 각각 박승욱과 이재원을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출루시켰다. NC는 이날 SK에게 6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2-9로 패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박광열이 정말 성실한 선수인데 결과가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광열이가 좋은 경험을 했으니 그걸로 됐다"며 결과보다 과정에 더 의미를 뒀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포수라도 경기 도중 볼배합에 대한 벤치의 도움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투수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건 공을 받는 포수"라며 "포수 스스로 생각하면서 타자와 싸워 이겨야 강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어 "벤치에서 내주는 사인만으로 경기를 풀어가면 선수 스스로 발전이 없다"며 "배터리 코치가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지만 결국 자기 자신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포수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다른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포수 역시 스스로 터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문식 자율 야구'의 한 단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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