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3-0으로 승리하면서 마침내 '공한증(恐韓症)'을 깼다.
이후 한국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지만 K리거 중심으로 꾸린 한국과의 두 차례 동아시안컵 경기에서 0-0 무승부(2013년), 0-2패배(2015년)를 당한 뒤 다시 한번 무력감을 느꼈다.
물론 나름 희망도 확인했다. 지난해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3으로 지고 있다 두 골을 넣으며 2-3까지 추격했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3일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1차전 후반 두 골을 넣은 자신감을 되새기고 있다. 한국이 이전과는 달리 충분히 대응 가능한 상대라며 승리를 노리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의 성장으로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 팀을 이겨봤던 경험은 대표팀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과연 승부는 어디에서 갈릴까. 슈틸리케호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척추라인을 잘 봐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는 허리다. 한국은 정상 컨디션을 만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전망이다. 공격 전개 과정의 핵심 자원이자 팀 분위기를 잡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상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선발하겠다고 한 바 있다.
기성용은 1차전에서도 한 차원 다른 경기력으로 중국 수비진의 힘을 뺀 경험이 있다. 중국이 기성용을 괴롭힐 것은 자명하다. 경험이 많은 기성용은 포지션 파트너 정우영(충칭 리판)이나 장현수(광저우 푸리)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기성용의 대항마로 정즈(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내세운다. 정즈는 광저우의 슈퍼리그 6연패와 ACL 2차례 우승을 함께 만들었다. 너른 시야에 공수 조율 능력이 나쁘지 않다. 다소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패싱력이 좋아 중국이 믿고 있다. 정즈가 봉쇄당하면 전방과의 단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집중 공략이 필요하다.
중앙 수비도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소위 '중국화' 논란에 휘말렸던 김기희(상하이 선화), 홍정호(장쑤 쑤닝) 등이 얼마나 자존심을 회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특히 50여일 가까이 실전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김기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좌우 측면 수비와 좋은 호흡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1차전 2실점의 이유 중 하나가 중앙 수비진이 좌우 측면과 간격 조절 실패로 무리한 파울을 하면서 프리킥으로 골을 헌납하는 등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실체가 없는' 중국화의 그림자 탈출을 다름 아닌 중국전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최전방 공격진의 결정력도 확인해야 한다. 중국은 우레이(상하이 상강)와 가오린(광저우 에버그란데)이라는 골잡이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칼을 갈고 있다.
자연스럽게 김신욱(전북 현대),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이들과 비교 대상이다. 소집 전 골을 넣고 왔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중국 수비진은 힘 싸움에서 약점을 드러낸다. 김신욱은 제공권, 이정협은 넓은 공간 활용,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로 중국 수비진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빠지면서 좌우 날개 공격수들의 위력이 다소 약화 됐다. 이런 아쉬움을 중앙에서 해결해줘야 한다. 결정적인 한 방이 모든 걸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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