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자리가 불안요소로 꼽혔다.
최태웅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부터 문성민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서기 때문에 외국인선수는 레프트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에는 오레올(쿠바)이라는 톱 클래스급 선수가 와서 뛰었다.
하지만 트라이아웃 후 드래프트로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 바뀌는 바람에 오레올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는 V리그로 오지 않았다.
다른 팀들도 예년과 비교해 떨어지는 외국인선수 전력 때문에 고생을 했고 현대캐피탈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두 번째 레프트 자리도 현대캐피탈의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1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불안요소'로 꼽힌 선수가 제역할을 했다. 대니는 이날 팀내에서 가장 많은 14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63.16%로 높았다.
박주형은 단연 이날 승리 주역이 됐다. 그는 11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63.64%를 기록했다. 공격을 나눴던 대니와 문성민보다 공격성공률이 좋았다. 또한 1세트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도움이 된 블로킹도 연달아 잡아냈다.
박주형이 뛰고 있는 자리는 늘 현대캐피탈의 약점이 됐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만은 달랐다.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수훈선수로 선정됐고 나란히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한국전력과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 맞대결이던 지난 8일도 그랬다.
현대캐피탈은 당시 3-0으로 한국전력에게 이겼다. 정규리그에서 한국전력을 상대로 내리 5연패를 당한 뒤 거둔 첫승이었고 그때도 박주형과 대니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박주형은 "솔직히 어제(18일) 팀 연습때는 걱정을 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 리시브도 그렇고 공격도 잘 안돼 불안했다"며 "그런데 오늘 경기를 앞두고 팀 공식 연습에서 서브나 스파이크 감이 좋았다. 그래서 마음을 좀 진정시키고 코트에 들어간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블로킹으로만 4점을 올렸다. 박주형은 "최태웅 감독이 '상대 공격수를 많이 따라다니지 말고 정해준 자리에만 서있어라'고 조언해 준 대로 했을 뿐"이라며 "그래서 더 편하게 뛰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니는 톤(캐나다)을 대신헤 교체 선수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대체선수로 일순위에 꼽히지도 않았다. 그래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고 대니도 시즌 도중 V리그로 오다보니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팬들의 응원에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의미가 있다. 구단 공식 서포터스인 '자일즈' 외에 홈코트를 찾은 팬들은 대니가 서브를 넣는 순간 마다 크로아티어로 '화이팅'이라는 뜻이 있는 "보르부아!"를 함께 외친다. 대니는 "응원 소리가 들린다"며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그는 "플레아오프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는 선수들 모두가 전사가 되어야 한다"며 "팀 합류 초기에는 시차 적응이 가장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다"며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를 믿고 있다. 이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박주형과 대니의 이런 활약 비교해 한국전력은 그 역할을 해야할 선수들이 다소 부진했다. 한국전력에서 박주형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서재덕은 7점에 그쳤고 바로티는 14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성공률이 33.33%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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