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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첫 선, 0% 아쉬움도 없는 울버린의 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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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닮은 소녀 로라와 함께 하는 기나긴 여정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울버린의 마지막 인사는 뜨거웠다. 유혈 낭자한 액션은 무겁고 짙은 색채를 머금은 인물들의 정서와 유격 없이 맞물렸다. 베를린에서의 호평이 일견 납득이 간다. '로건'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예술성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준 결과물로 남았다.

2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로건'(감독 제임스 맨골드, 수입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로건'은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이 어린 소녀 로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감성 액션 블록버스터다. 휴 잭맨이 선보이는 마지막 울버린 캐릭터라는 사실로 영화 팬들의 기대를 얻고 있다. 슈퍼히어로 영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돼 작품성을 입증했다.

영화의 주 서사는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 분)와 로건, 그리고 소녀 로라(다프네 킨 분)의 여정을 담는다. 사이보그 용병 집단에 쫓기던 말 없는 이 소녀는 괴력은 물론 클로까지 가진 돌연변이다. 소녀를 돌보던 간호사를 통해 로라의 출생과 관련한 비밀을 알게 된 로건은 마치 과거를 보는듯 자신과 닮은 그에게 동병상련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 로건은 막무가내로 목적지 '에덴'으로 향하길 바라는 로라와 함께 아슬아슬한 여행을 시작한다.

'로건'에서 휴 잭맨은 타이틀롤 로건(울버린)으로 분해 '마지막 엑스맨'이라는 기대에 부족하지 않은 액션을 그려냈다. 지난 2000년 개봉한 '엑스맨' 이후 17년 간 '엑스맨' 시리즈에 출연해온 그는 슈퍼히어로무비 사상 최장기간, 최다편수에 한 배우가 동일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새 영화 속 로건은 점차 슈퍼히어로의 능력을 잃어가는 인물. 깊게 패인 주름, 얼굴과 몸 곳곳에 남은 흉터, 과거와 달리 더이상 빠르지 않은 자가치유 속도는 늙은 돌연변이 로건의 현재를 가리킨다. 이전과는 다른 능력치에도 불구하고 그는 프로페서X의 설득으로 로라와 쉽지 않은 동행을 결심한다. 분노심에 결국 클로를 보이고 마는 소녀 로라, 투병 중인 프로페서X(찰스 자비에)와 함께인, 그리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시시때때로 이들을 위협하는 용병들, 로라를 찾으려는 적들의 등장은 '엑스맨'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한 액션 장면들로 이어진다.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등급에 어울리게, 전작 시리즈들과 비교가 어려울만큼 유혈 낭자한 하드 액션이다. 몸을 던진 휴 잭맨의 노고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특히 그와 똑같은 외양의 돌연변이가 등장하는 신들에선 '휴 잭맨 대 휴 잭맨'의 혈투를 보는 특별한 재미도 숨어있다.

하지만 '로건'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전 '엑스맨' 시리즈들과 비교해 보다 직접적으로 관찰되는 인물의 심연이다. 늙고 지친 엑스맨의 쓸쓸한 정서, 자신과 닮은 소녀를 향해 느끼는 양가적 감정, 오랜 친구이자 멘토였던 프로페서X와의 관계 등이 '로건'이라는 블록버스터 로드무비에 녹아있다.

멕시코와 미국을 넘나들며 이뤄진 로케이션은 미술적 시도와 만나 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생생히 비췄다. 낮은 채도의 화면들이 서부극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은 프랑수아 오도이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처음부터 다양한 환경이 통합되길 원했다"며 "엘 파소와 멕시코의 건조한 사막부터 뉴 멕시코와 텍사스, 오클라호마를 거쳐 켄자스, 사우스타코타의 황무지까지 긴 여행을 떠나는듯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고 전한다.

그런가하면 신선한 얼굴의 11세 배우부터 베테랑 노배우까지, '로건'의 주요 배역들은 완성도 높은 연기로 빛을 얻었다.

로라 역을 맡은 다프네 킨은 단호하고도 차가운 눈빛 속 공포를 감춘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마드리드 출신의 아역으로, '로건'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다. 수백 명을 제치고 오디션에서 배역을 거머쥔 신성이다. 대사보다 눈빛으로 말하는 로라의 개성을 무리 없이 살린 연기를 펼쳤다.

프로페서X로 분한 패트릭 스튜어트는 전작 시리즈들을 통해서도 같은 배역으로 관객을 만난 바 있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프로페서X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동시에 가장 위험한 두뇌를 지닌 돌연변이다. 그러나 '로건' 속 그는 이제 몸은 물론 정신까지 병약해진 노인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프로페서X는 돌연변이 엑스맨에게 남은 인간성을 회복시키고 그를 성장하게 하는 캐릭터로 남았다.

영화는 오는 28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 전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7분, 청소년관람불가.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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