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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클래식 공연인줄…본격 귀호강 뮤지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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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비밀스러운 3년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뮤지컬 한 편을 보러 갔는데 귀가 제대로 호강했다. 어느 때는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보는 듯하고, 또 어느 순간엔 라운지 카페에 앉아있는 기분도 든다. 정통 클래식 공연인지, 뮤지컬인지 헷갈릴 정도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연출 오세혁)는 러시아의 천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의 비밀스러운 3년을 되짚어 보는 작품이다. 유명 작곡가를 재조명하는 작품인 만큼 오케스트라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그리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현악 6중주는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극으로 인도한다.

뛰어난 피아노와 작곡 실력으로 러시아 음악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라흐마니노프는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실의에 빠져 3년간 은둔생활을 한다.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는 그의 트라우마를 찾아내고 긍정적인 메시지와 심리치료를 통해 그를 회복시킨다.

달 박사는 말한다. "당신은 새로운 곡을 쓰게 될 거에요. 그러면 관객들은 당신을 사랑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또 말한다 "당신은 이미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지금의 '천재음악가' 라흐마니노프를 있게 한 곡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도입부를 지나면 꿈결같은 아름다운 선율이 이어진다. 그리고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선율과 하모니가 더해져 러시아의 대자연을 떠오르게 만드는 음악이 완성된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막연히 특별할 것만 같은 천재에게도 좌절의 시간과 슬럼프는 있었다고. 답답한 현실, 막막한 미래에 고통받고 우울해하는 청년기를 거쳤다고.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라흐마니노프는 당당하게 세계적인 작곡가 반열에 올라섰다.

극 전반에 흐르는 긍정의 메시지와 클래식 음악을 변주한 뮤지컬 넘버는 저도 모르게 마음에 안정과 위안을 선사한다. 무대를 꽉 채운 두 배우의 열연,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음악적 감동은 90분 공연 후에도 이어진다. 커튼콜에서 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놓치지 마시길.

'라흐마니노프'는 3월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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