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영화 '재심'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실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스크린으로 가져온다. 인기와 연기력을 모두 지닌 두 배우 정우와 강하늘을 중심으로 '국민 엄마' 김해숙과 신스틸러 이동휘도 뭉쳤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재심'이 탄탄한 서사, 든든한 캐스팅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10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 제작 이디오플랜)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김태윤 감독과 배우 정우, 강하늘, 김해숙이 참석했다.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을 그린다.
정우는 돈 없고 빽 없는 벼랑 끝에 선 변호사 준영 역을 맡았다. 아파트 집단 소송에 패소하면서 돈과 가족을 다 잃고 위기에 몰린 준영은 연수원 동기 창환(이동휘 분)의 도움으로 거대 로펌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후 현우(강하늘 분) 사건을 알게 된 후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에게 접근한 준영은 사건을 알아갈수록 점점 정의감을 안고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강하늘은 목격자에서 살인범으로 10년을 감옥살이한 청년 현우 역을 맡았다. 어린 나이에 졸지에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못 이겨 살인자로 누명을 쓰고 10년을 잃어버리는 청년의 감정을 그려낸다. 김해숙은 현우의 어머니 순임 역을 맡았다.
영화가 모티프로 삼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돼 큰 공분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죄 없는 소년을 가혹하게 추궁해 거짓 자백을 받아낸 뒤 진범은 두고 무고한 이 소년을 10년 간 감옥에 수감시킨 실화였다.
강하늘은 "실화에 품었던 관심이 (영화를 향해) 안 올수는 없더라"며 "그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는 점에서부터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긍정적이었다. '아, 정말요?'하며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읽으며 빠져들게 되고 선택하게 되는 계기가 생기기까지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순히 현우라는 인물이 10년을 교소도에 살다 오지 않았나. 나는 그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지 않았으니 억울하고 분노가 있을 것 같았다"며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10년 세월에 이제 분노나 억울함도 없어져버렸을 것 같았다. 거기에 잠식돼버렸을 것 같더라"고 배역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일차원적 분노나 억울함보다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말로 답을 마무리했다.
또한 강하늘은 "처음 접했을 때 제가 당사자도 아닌데 억울함과 분노를 느꼈다"며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내 삶 외 부분에 여유가 생겼다는 이야기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 사건을 돌아볼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여유인 것이다. 본인의 삶과 다른 종류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가 되면 좋겠다"고 알렸다.
정우는 전작 '히말라야'에 이어 또 한 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작업했다. 정우는 "실화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고 출연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어 "큰 기대 없이 봤는데 넘길수록 다음 장이 궁금하더라"며 "진짜 실화라는 이야기에 정말 놀랐다"고 답했다.
자신이 맡은 배역 준영 역에 대해선 "변호사라는 직업이 보이기보다 평범해서 재밌었다.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지 궁금했다"며 '시나리오의 힘,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재심'에 마음이 기운 배경을 알렸다.
그는 "이 영화를 찍으며 여러 생각을 하고 여러 감정이 들었다"며 "법도 그렇고 제도도 그렇고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닌가.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볼 때 그럴 수 있겠지만, 어떤 한 인물을, 선입견으로 둘러싸여 있는 한 인물을 이해하고 믿어주기까지 과정을 그린 영화라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우는 "돌아볼 때 나 자신은 선입견으로 타인을 보지 않았나. 선입견을 보이지 않는 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게기가 됐다"고 답했다.
'또 하나의 약속'에 이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다시 선보이는 김태윤 감독은 "이 영화와 관련해 진심, 진정성이라는 키워드가 많은데,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의 완성도인 것 같다"며 "재미, 관객이 가져갈 공감 같은 것이 저에겐 더 중요하다. 모든 영화의 연기자들은 자기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이 감독이 할 일 아닌가 싶다"고 영화 작업을 돌이켰다.
김 감독은 "과도한 메시지가 들어갔을 때 관객이 멀리하는 것 같다"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한국사회가 살기 힘들다고 많은 분들이 느끼는 것 같은데 작은 희망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에 살고 싶다"며 보다 정의로운 한국 사회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영화는 오는 2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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