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러닝타임 내내 탄성이 나온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런 획기적이고 감각적인, 그러면서도 흥미가 계속해서 샘솟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속된 말로 '변성현이 미쳤구나',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은 작품으로, 설경구와 홍경, 류승범, 김성오 등이 출연했다.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880f798490bcaa.jpg)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28846f28bc2868.jpg)
'굿뉴스'는 '요도호 사건'이라 불리는, 1970년 발생한 일본 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다.
1970년, 일본의 공산주의 단체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가 평양으로 향한다. 이름도 출신도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설경구)는 여객기를 무조건 착륙시키라는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의 명령을 받고 비밀 작전을 세운다. 얼떨결에 비밀 작전에 동원된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은 납치범들을 속이고 지상에서 여객기를 하이재킹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맡게 된다.
스스로를 '공산주의 동맹 적군파'라고 칭한 일본의 신좌파 활동가 9명은 승객 백여 명을 태우고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한 일본 항공 351편을 공중 납치한 사건. 이들이 요구한 목적지는 말도 안 되게도 평양이다. 기장 쿠보(시이나 깃페이 분)과 부기장 마에다(김성오 분)는 납치범들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이타즈케 공항에서 어린이와 노약자 등을 풀어주게 된다.
하지만 다시 비행기는 이륙하게 되고 그사이 대한민국 중앙정보부장 상현이 미국 CIA를 통해 351편이 평양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상현은 아무개를 불러 이를 해결하도록 지시하고, 아무개는 서고명에게 도움을 청한다. 출세를 꿈꾸는 서고명은 비상 주파수로 소통할 때 마치 평양인 척 납치범들이 탄 비행기를 김포공항으로 유인하는 작전 아이디어를 낸다. 이에 김포공항을 평양처럼 보이도록 꾸며 납치범들을 감쪽같이 속이려 한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해당 사건 이후에 벌어질 일에 집중해 다양한 인물들의 면면을 풍자와 아이러니로 그려냈다. 고위 관계자부터 일을 해결해나가는 이들까지,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져 있기도 하고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무겁고 진지한 상황 속에서도 계속 웃음이 난다.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c69b464c53b73a.jpg)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0e88d784f2ba8.jpg)
물론 처음엔 도대체 왜 이러나, 아무개는 뭐 하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특히 납치범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에 물음표가 둥둥 떠다닌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흥미를 유발한다. 분명 결말을 알고 있는데도 이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재생을 멈출 수가 없다. 빨려드는 힘, 변성현 감독의 기깔나는 연출이 가진 힘이다.
극을 살리는 또 다른 힘은 역시나 배우들의 열연이다. 이름도 출신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암암리에 국가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 역을 맡은 설경구는 밉살스럽지만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변성현 감독의 무한 사랑을 받는 설경구의 진가는 이번 '굿뉴스'에서도 증명됐다고 할 수 있다.
홍경은 아무개의 제안을 받고 얼떨결에 작전에 휘말리게 되는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진지함 속에 고뇌하는 인간의 다양한 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무엇보다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건 류승범이다. 진짜 그 시절 살았을 것 같은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해 극에 몰입감을 더한 것. 류승범의 새로운 얼굴과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본 배우들의 열연도 한 축을 담당한다. 한국으로 급파되어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해결하려는 운수정무차관 신이치 역의 야마다 타카유키, 납치된 비행기의 기장 쿠보와 부기장 마에다 역의 시이나 깃페이와 김성오, 일본 공산주의 단체 리더 덴지와 부리더 아스카 역의 카사마츠 쇼와 야마모토 나이루까지, 팽팽한 긴장감과 블랙코미디 특유의 재미를 모두 전하며 기가 막힌 앙상블을 형성했다.
10월 17일 넷플릭스 공개. 러닝타임 136분.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