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양현종, 김광현과 함께 '좌완 빅3'로 꼽히던 차우찬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4년 95억원의 대박 계약. LG는 차우찬이 구단의 좌완 계보를 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차우찬과 같은 좌완으로, LG의 에이스와 마무리를 두루 지냈던 봉중근도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봉중근은 차우찬과는 전혀 다른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늦은 나이에 어렵사리 첫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대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두 투수의 운명이 얄궂다. LG는 차우찬에게 최소한 10승을 기대하고 있다. LG의 마지막 좌완 10승 투수는 2012년 11승을 따낸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 토종 좌완으로 살펴보면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야 10승 투수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6년 전, 2010년의 봉중근이다.
봉중근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LG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어 2011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변신, 팀의 고질병인 뒷문 불안을 해결했다. 올 시즌에는 다시 선발 전업을 꿈꿨지만 부상에 발목잡히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4.95의 성적에 그쳤다.
예비 FA로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이 아쉬운 봉중근이다. 이는 결국 FA 협상 테이블의 찬바람으로 이어졌다. LG 구단과 봉중근은 몇 차례 만남에도 불구하고 아직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LG로서는 내년 봉중근의 한국 나이가 38세가 되는 점이 부담스럽다.
봉중근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는 동안 차우찬은 LG와 거액의 계약을 맺었다. 김광현이 SK 와이번스와 4년 85억원, 양현종이 KIA 타이거즈와 1년 22억5천만원에 계약한 가운데 이번 FA 시장의 최대 수혜자는 차우찬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LG가 차우찬을 거액에 영입한 것은 차우찬의 능력이 홈 잠실구장과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은 특히 차우찬같은 뜬공 투수들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 차우찬이 그동안 어깨, 팔꿈치 쪽에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는 점도 차우찬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차우찬은 봉중근의 뒤를 이어 LG의 '토종 좌완 에이스'를 꿈꾼다. 봉중근도 LG와의 협상을 이어가며 의미있는 FA 권리를 찾고 있다. 얄궂은 운명을 뒤로하고 내년 시즌 두 좌완 투수가 LG 마운드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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