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매년 연말 시상식에 빠지지 않는 이름들이 있었다. '유강 라인' 유재석과 강호동, 그리고 이경규, 신동엽 등 막강한 MC 군단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수 년간 양대 MC 체제를 구축해온 예능계의 대표얼굴이었다. 매년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은 MC'의 라이벌 유재석과 강호동의 싸움이었다. 두 사람은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독식했고, 성적도 좋았다. 두 사람 이외의 수상자는 '이변'으로 불리워졌다. 이경규와 신동엽, 김구라, 김병만도 막강한 대상 후보자들이자 수상자들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부침을 겪었던 강호동은 지상파가 아닌 JTBC '아는형님' 등 종합편성채널에서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대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유재석은 여전히 대상 후보 1순위에 꼽히지만 대상을 장담할 수 없다.
올해는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들 중 '복병'이 유독 많다. KBS에서는 '1박2일'의 김종민이, MBC에서는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대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SBS에서는 '미운 우리새끼'의 박수홍을 눈여겨볼만하다.
김종민은 KBS연예대상의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1박2일'은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KBS2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김종민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이다. 군 복무로 자리를 비웠을 때를 제외하곤 무려 9년 4개월의 시간 동안 '1박2일'과 동고동락 했다.
'1박2일' 내내 큰 활약을 한 건 아니었다. 시즌1에서는 강호동 등 다른 멤버들에 가려져있기도 했고, 공익근무 소집해제 이후 부침도 꽤 길었다. 그러나 김종민은 슬럼프를 겪었고 회복했으며 성장했다. 멤버 이탈이 계속 됐던 '1박2일'의 든든한 파수꾼이다.
최근 마무리된 '1박2일-김종민 특집'도 김종민의 '대상'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였다. 무려 3주간 방송되며 프로그램 내 김종민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김종민의, 종민에 의한, 종민을 위한 '김종민 특집'은 몰래카메라 콘셉트로 꾸며졌으며,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정준하도 MBC 대상 후보로 급부상 했다. '무한도전'은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역대 최다 대상 수상자를 배출한 프로그램이다. 유재석이 2006년과 2007년, 2009년, 2010년, 2014년 등 5번 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박명수가 대상을 품었다. 매년 '올해의 예능프로그램'까지 가져가는 독보적인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다.
올해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그 중심에는 정준하가 있었다. 지난 1월 '무한도전' 멤버들이 '행운의 편지'에서 정준하를 대거 벌칙수행자로 뽑으면서 활약이 예고됐던 바. 정준하는 '쇼미더머니'에 출전해 'MC민지'로 열정 가득한 도전의식으로 감동을 자아냈고, 지난달 박명수와 동행한 캐나다행 '북극곰의 눈물' 편에서 환경 문제를 꼬집었다. 정준하는 박명수와 '하와 수' 케미로 웃음을 선사했고, 망가짐을 자처하기도 했다. 대상 후보로 손색 없는 활약이었다.
관건은 '무한도전' 멤버들과의 대상 대결. 특히 대상 1순위로 꼽히는 유재석을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SBS에도 복병은 있다. '미운 우리 새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박수홍의 활약이 돋보였다.
SBS는 사실 쟁쟁한 후보들이 많다. 내년 2월 종영이 결정된 '런닝맨'의 유재석이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힌다. 불명예스러운 종영을 앞두고 있는 '런닝맨'이지만, 그간의 공로를 감안하면 대상을 안길 가능성이 높다. 금요 예능 전쟁터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둔 '정글의 법칙' 김병만도 대상 후보에서 빼놓을 수 없다.
박수홍은 SBS 예능의 반전 주인공이다.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던 박수홍은 SBS '미운 우리 새끼'로 감추고 있던 얼굴을 드러냈다. 친구들과 어울려 클럽을 즐겨찾는 '갱년기 클러버'의 모습으로 어머니의 한숨을 자아냈지만, 시청자들은 가식 없는 모습에 호감을 드러냈다. '양파남'이라는 캐릭터도 생겼다. 이제는 더이상 '무존재감' 예능인이 아닌, 대세 스타다. 박수홍의 활약 덕에 '미운 우리 새끼'도 화제성과 시청률을 다 잡으며 자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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