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올해 뮤지컬 시장에는 다양한 흐름이 존재했다. 국내 창작진이 구슬땀을 흘려 완성한 창작뮤지컬은 대형화 됐고, 잇따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또한 높은 인지도와 검증된 완성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초연되는 해외 뮤지컬도 적지 않았다.
창작 뮤지컬은 독특한 소재와 스타급 캐스팅, 그리고 화제성 높은 뮤지컬 넘버 등을 무기 삼아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또한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해외작품들은 해외에서 완성도와 작품성으로 검증받았던 바, 믿고보는 작품이 됐다.
◇대작 창작뮤지컬 '마타하리' '페스트' '도리안 그레이'
옥주현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마타하리'(연출 제프칼훈)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2016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손꼽혔다.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참여해 기대감을 높였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 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관능적인 춤과 신비로운 외모로 파리 물랑루즈에서 사랑 받는 무희였던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과 프랭크 와일드혼의 격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 20세기 초 화려한 파리를 재현한 무대가 한데 어우러져 기대를 모았다.
옥주현과 김소향이 마타하리 역으로 출연했고, 호평을 받았다.
특히 '마타하리'는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대형작품을 선보이면서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상 격인 '올해의 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이어 인기상, 무대예술상 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도리안 그레이'(연출 이지나)는 뮤지컬 강력 티켓파워를 가진 JYJ 김준수 출연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도리안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새롭게 각색한 창작 뮤지컬.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으로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도리안 그레이'는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실험적인 실사 영상의 활용, 아이돌그룹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댄스 장면 등을 담아내며 확연히 차별화된 느낌을 선사했다. 작품은 원작의 현학적이고 난해한 스토리를 대중성있는 멜로디로 잘 이끌어냈고, 귀에 꽂히는 멜로디와 쇼팽의 음악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화려하고 세련된 무대의상 역시 인상적이었다.
원캐스트로 합류한 김준수, 박은태, 최재웅, 홍서영은 57회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다.
'페스트'(연출 노우성)는 서태지 뮤지컬로 잘 알려졌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수많은 팬들이 모여들었다.
'페스트'는 알베르 카뮈의 동명소설을 각색해 20여곡의 서태지의 노래를 엮었다. 의학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시대, 첨단 도시 오랑에서 수백 년 전 창궐했던 페스트가 발병되면서 벌어지는 대혼란을 그린 작품이다.
노우성 연출은 "서태지 음악이 담고 있는 저항과 연대가 카뮈가 말하는 저항과 연대와 굉장히 통해 있었고 이를 통해 아름답게 창조됐다"고 전했다.
다만 진부한 스토리와 실소를 자아내는 무대의상, 구성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호영과 김다현, 박은석, 오소연, 피에스타 린지, 황석정 등이 출연했고, 2개월여의 대장정을 마쳤다.
◇초연 라이센스 '오! 캐롤' '보디가드'
당초 올해 계획된 초연 라이센스는 3작품. 하지만 이중 '록키'는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개막 하루 전날 취소됐다.
'오! 캐롤'(연출 한진섭)은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 팝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1960년대 미국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6명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인기가수와 15살 연상 여자친구, 한물간 스타와 코미디언, 천재 작곡가와 명랑허당 소녀, 결혼식 당일 파혼당한 여자와 그의 약혼자가 그려내는 이야기는 공감을 자아낸다.
국내 초연이지만 미국에서 오랜 시간 공연된 만큼 스토리가 탄탄하다. 특히 공연 가득 배인 코미디는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고, 익숙한 멜로디는 관객의 흥겨움을 배가시킨다.
2017년 2월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보디가드'(연출 제이슨 케이프웰)는 이미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작품. 스토커의 위협을 받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과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의 러브스토리를 다뤄 1990년대를 풍미했다.
특히 작품에는 'I W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15곡이 더해져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은 '뮤지컬 계의 디바' 정선아, 데뷔 20년을 맞은 가수 양파(이은진), '괴물보컬' 손승연 등 3인이 연기한다.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은 배우 박성웅과 이종혁이 분한다.
아시아 최초 초연인 '보디가드'는 2017년 3월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한편, 아시아 초연으로 화제를 모은 40억원 규모의 뮤지컬 '록키'는 개막 전날 취소됐다. 당초 배우 엄태웅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엄태웅이 이후 '성매매' 추문에 휩싸였고, 캐스팅은 무산됐다.
하지만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결국 '록키'는 관객들을 만나지 못했다. 개막 하루 전날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제작사는 개막 하루 전날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 대관료를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