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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강동원, 정의로움에 질문은 필요없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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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이해한 인물…타협 않는 모습 나와 닮았다"

[권혜림기자] 영화 '마스터'의 형사 김재명은 다분히 판타지적 인물이다. 불의 앞에 몸을 사리지 않고, 사회 정의를 해치는 거물 사기꾼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으레 영화 속 이런 영웅적 인물에는 관객의 몰입도와 갈등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전사(前史)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김재명을 둘러싼 과거의 이야기는 영화 전체를 놓고 봐도 전혀 전시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김재명은, 주인공이 개인의 원한을 동력으로 삼지 않고도 악인을 처단하기 위해 몸을 던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캐릭터다. 그리고 강동원은 "타협 없는" 형사 김재명으로부터 실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냈다. 개성 넘치는 타 주요 인물들에 비해 자칫 평이한 캐릭터로 남을 법한 배역이었지만, 그는 '지극히 평범하게 자란 인물도 부당한 일을 바로잡으려 나설 수 있다'는 자전적 근거로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었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14일 '마스터'(감독 조의석, 제작 영화사집)의 개봉을 앞두고 이뤄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김재명 역을 소화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들을 돌이켰다. 진현필(이병헌 분), 박장군(김우빈 분)과 비교해 김재명은 영화에서 설명적인 대사들을 가장 많이 소화해야 했던 캐릭터다. 매 신 많은 대사를 소화하며 영화의 러닝타임까지 걱정하게 됐다는 강동원은 대사를 빠르게 소화하기 위해 촬영 당시에는 물론이고 후시 녹음 당시에도 꽤 고단한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제 캐릭터와 제 몸이 생각보다 잘 안 맞더라고요. 너무 나에게 없는 모습을 만들어내려 한 것 아닌가 싶었어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잘 맞았고, 나쁜 날은 힘들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 편차가 크더라고요. 대사가 많아서 대사 사이의 텀을 전부 없애버렸어요. 모든 것이 머릿속에 정리된 느낌을 주려다보니 너무 힘들었죠. 녹음 때도 힘들었지만, 붙여놓은 것을 보니 제가 디자인했던 것과 비슷한 캐릭터로 나와 만족감이 들었어요. 이런 인물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죠."

능청스러운 사기꾼 진회장, 장난스러운 말씨의 청년 박장군과 비교해 다소 평면성을 띠는 선역인 김재명을 연기하며 강동원은 "지금 시점에 도전해 볼만한 인물이었던 것 같아 선택했지만 어렵더라"며 "선배들이나 감독들이 '이런 인물들이 어렵지'라고 했던 것이 이제야 이해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영화를 해보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이 큰 예산이 투입된 영화를 많은 배우들과 함께 끌고 간다는 것이 재미도 있었고 힘도 들었고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았죠. 김재명 역을 연기하면서는 템포를 너무 빨리 잡다보니 중간에 '무리한 속도를 택했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절대 도망가고 싶지 않았어요. 끝까지 밀고 가겠다고 생각했죠. 그 부분은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도망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요."

진회장과 그 일당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재명은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에 기대지 않고 현 시점의 상황으로만 영화의 서사를 끌고가야 하는 캐릭터였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김재명이 그들을 잡으려 하는 이유를 설명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내 생각은 달랐다"고 입을 열었다.

"정의로운 캐릭터가 정의를 실천하는 거잖아요.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왜 그 사람의 과거를 설명해야 하나요? 그건 개인적인 복수잖아요. 김재명은 평범한 경찰인 것이고, 평범한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도 이런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리뷰 중 김재명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어 이입이 되지 않는다는 평도 봤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사회에서라면) 이만큼 당연히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이 상황이었더라도 김재명과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죠. 인물이 100% 이해됐어요."

타협보단 원칙을 중시하는 김재명이라는 인물은 강동원의 실제 성격과도 닮은 구석이 있었다. "나 역시 워낙에 타협을 안하는 편"이라고 웃으며 말한 강동원은 이제껏 연기했던 배역들 중 이번 캐릭터가 자신의 실제 모습과 꽤 비슷한 편이라고 답했다.

"김재명이 과거 어떤 콤플렉스나 사건을 겪은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은, 저와 김재명 사이에 비슷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 역시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과 많이 부딪혔고 싸웠거든요.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특히 체벌에 감정이 들어가 있다고 느껴졌을 때 그랬죠. 체벌을 받다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는 운동장을 몇 바퀴 기어가게 해도 '앞으로 잘 할거지?'라는 질문에 절대 답하지 않았어요. '한 바퀴 더 기어'라고 하면 더 기어가고, 팔에 피가 나도 또 기어가고. 한 시간 내내 기었던 기억이 나요.(웃음)"

강동원이 상상한 김재명의 전사는 그래서 더욱 평범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에게 부당한 처벌을 받아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라며 "김재명은 그러다 경찰대에 가서 '어라, 이것들은 더 하네?'라는 생각을 하며 '다 바꿔보겠어'라고 결심한 인물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극히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인물이면서도 어릴 때부터 배운 옳은 것을 기억하며 사회에 나와 무언가와 부딪히게 되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답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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